▲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노동과세계 이명익
-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진행경과, 또 국민참여당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은?"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저는 지난 임기 동안 투쟁현장 조합원들을 만나는 것 다음으로 이 과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심지어 산별대표자들을 만나는 것보다 진보연석회의 회의를 준비하고 주재하는데 할애한 시간이 더 많았다. 이제 8부 능선을 넘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진보양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많은 소회가 들었다. 민주노총 업보이고 분당을 막지 못한 우리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강기갑·노회찬 양당 대표와 제가 3자회동을 하면서 6.2선거가 끝나면 통합문제를 논의하자고 했다.
강 대표는 그때 "진보신당이 통합의 'ㅌ'자도 못꺼내게 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이유가 있어 갈라졌으니 통합은 안 된다고, 꿈 깨라고도 했다. 하지만 전 분명히 통합할 수 있다고 믿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통합은 기정사실이 됐다. 국민참여당만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통합은 가능한 일이 됐다. 역사는 그렇게 진화한다.
국민참여당 문제는 '경중화급'이란 말로 비유하고 싶다. 무엇이 중요하고 선차적이고 화급한 일인지 구분하면 된다. 특히 이렇게 실타래처럼 꼬인 복잡한 일일수록 일의 앞뒤 배치를 잘해야 한다. 진보정치 대통합에서 국민참여당 문제는 필수적이라기보다 선택적 과제다.
국민참여당이 531합의에 동의하고 참여정부 시절의 실정을 성찰하는 것은 평가한다. 문제가 어려울 때는 애초 우리가 목표한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이 왜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이야기했는가? 통합과 건설이다. 건설 후 통합이 아니다. 진보정치가 통합하고 그것을 기초로 외연을 확대해 새 정당 건설로 나가야 한다. 순서가 거꾸로 바뀌거나 혼선을 빚어선 안 된다.
민주노총이 왜 진보정치 통합을 요구했는가? 물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정당이 유의미한 의석을 획득하고 우리 사회가 보다 진보적으로 나가기 위해 진보정치를 키운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으로서는 진보정당 분열로 인해 현장 대중조직을 분열시키고 조합원들 간 통합에 역행하는 엄청난 후과가 초래됐고, 사사건건 분열이 심화되는 결과를 맞았다.
특히 복수노조시대를 맞아 소위 정치노선의 분화가 대중조직 분열로 이어지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 그래서 대중조직이 하나로 더 크게 단결해 힘차게 투쟁하자는 것이었다. 그에 기초하면 선후차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양 정당 간 통합을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성사시킨 후에, 바둑으로 치자면 2집을 낸 연후에 2칸을 뛰던 3칸을 뛰던 보폭을 확대하던 해야 한다. 2집도 못내고 어떻게 대마를 잡으러 나서는가?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진보양당 간 통합을 완벽히 실행한 후 새 정당이 국민참여당이던 다른 정치세력이던 진보진영의 품을 넓히고 보폭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정치노선으로 인해 또다시 분열돼선 안 된다. 노동계급 제대로 서지 않는 곳, 노동이 무너진 곳, 노동이 황폐화된 곳에 진보정치의 꽃은 피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이다."
- 820희망시국대회 의미와 이후 계획에 대해"820희망시국대회 의미는 노동의제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보편적 의제화가 된 것을 의미한다. 친재벌 반노동정책 폐기라는 노동의제가 핵심이라는 것이 이번 시국대회 의미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 국민 대다수가 복지국가를 말하고 좌클릭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복지와 진보의 핵심 가치는 노동이다. 노동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며, 노동이 무너진 황폐한 땅에 진보의 꽃이 피지 않는다. 820 희망시국대회가 그것을 입증한다. 저는 임기 절반을 보낸 지금 반격해 점수를 내야 하지만 눈앞의 성과에 급급하지 않겠다. 출마 당시 공약대로, 그 전술과 전략대로 한 발 한 발 전진할 것이다. 결코 후퇴할 수 없다는 기본전제 하에 자신감과 연대의 힘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불가능하다던 시청광장 전노대를 성사시켰다. 대회후 행진은 못했지만 우리는 한 발 내딛었다고 했고, 이제 열발, 백발을 내딛어 도심에서의 거리 시위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노동자대회 규모 10만을 이야기한 것이 논쟁이 됐지만 이제 최소 5만 이상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세상을바꾸는민중의힘으로 대표되는 단일한 민중진영 대오와 새로운 진보정당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지난해와 다른 대회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 조합원을 비롯해 지난 시기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이명박정권 4년차 절망한 자, 빼앗긴 자 다 모여라, 희망을 말하자." 노동이 중심에 서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자. 그 힘으로 노조법 전면 재개정 투쟁으로 나설 것이다."
- 이명박 정부 하에서 투쟁하는 조합원들에게."이명박정권 들어 우리 조합원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과 수모를 당하며 참혹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철도 현장에서 이제 KTX는 사고철로 전락했고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철도와 인연 없는 경찰청장 출신 낙하산 사장은 노조를 파괴하는 데만 혈안이다.
한진, 유성, 쌍용차, 재능, 발레오 등에서 참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히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본성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반인륜적 행위다. 장기투쟁사업장들, 민주노조를 파괴당하는 조합원들 마음의 상처가 클 것이다. 일종의 트라우마를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부디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자고 호소한다. 유방의 군사인 한신이, 시비를 걸어오는 시정 무뢰배의 가랑이 밑을 기면서 후사를 도모했듯이 그런 심정으로 하루하루 버텨내야 한다.
지나온 시기보다 훨씬 중요한 시기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역사를 통해 단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용기를 잃지 말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자. 민주노총답게 다시 일어나 반노동정책을 심판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돼 새 역사를 함께 만들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세계> 온오프라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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