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치의 산골 마을
이상기
길은 왕복 2차선으로 구불구불하며, 포장상태도 별로 좋지 않다. 우리는 산골 마을인 밀리치까지 가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정말 산골의 오지 마을이다. 이곳에는 밭에 주로 옥수수가 심어져 있고, 과수나무가 좀 있다. 그리고 돼지와 소 같은 가축을 기르는 것이 전부다. 마을이라고 해야 10-20채의 집이 있을 뿐이다. 세르비아 역시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나가 시골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고 한다.
산악지방으로 들어서면서 비가 오기 시작한다. 길가로 흐르는 시냇물도 역시 황톳물이다. 상류지역에 비가 내리는 모양이다. 길도 나쁘고 비도 오고, 이래저래 시간이 더 걸리게 생겼다. 우리가 탄 버스는 블라세니카, 클라다니, 니쉬치를 거쳐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사라예보 시내로 들어선다. 베오그라드에서 사라예보까지 거리는 321㎞지만, 길이 나빠 이동하는데 7시간이 넘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