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28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의 돈을 지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교육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대가성은 부인했다.
남소연
'A씨가 누굴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단일화 뒷거래 의혹'이 제기된 후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매체를 중심으로 '박명기 교수 핵심측근' A씨가 '핵심취재원'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9일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인터뷰한 '곽 교육감 취임준비위 관계자 A씨'도, <연합뉴스>에 등장하는 '박명기 캠프 핵심측근 A씨'도, 30일 <동아일보>의 '단독' 기사에 언급된 '검찰이 소환조사 한 박 교수 측근 A씨'도 진술내용으로 보아 모두 동일인물로 추정된다. A씨는 같은 날 <조선일보> '박 후보 측 관계자 A씨'로도 등장한다.
<오마이뉴스>는 수소문 끝에 30일 오후 A씨와 통화할 수 있었다.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핵심 측근인 A씨는 곽노현 교육감 당선 이후 취임준비위원회(위원장 박재동)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었다. A씨는 2차례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인터뷰에서 A씨는 "불행의 씨앗은 진보진영 단체들이 모여서 (교육감) 후보를 선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곽노현, 강경선(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박명기 교수 친동생에게 수차례 돈 건넨 혐의로 체포), 박석운(한국진보연대 공동상임대표) 모두 서울대 법대 72학번이라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면서 "(곽 후보로 단일화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다 썼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보진영 인사라는 사람들이 학맥을 통해 단일화를 강요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나는 서울대 법대 72학번 아닌 73학번이고, 단일화 협상에 나간 적이 없다"면서 펄쩍 뛰었다. 박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분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내가 단일화를 압박했다고 하는데, 당시 나는 내부선거운동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박명기 후보와는 만난 적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A씨는 곽노현 교육감에 대해서도 "도와줬으면 뺨은 때리지 말아야 하지"라며 분노를 나타냈다. "나한테 한 것만 봐도 선거 때는 이용해놓고, 교육청 (같이) 가자고 해놓고서는, '당신은 성실하지 않고...' 사람을 그렇게 인격모독을 했다"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20여 분간 전화통화를 하는동안 A씨는 기자의 질문에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나"라면서 흥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곽 교육감이 직접 보상을 하겠다고 말 한 적이 있는가'라고 수차례 질문했지만 "곽 교육감에게 물어보라"고 답변을 피했다. "<오마이뉴스>가 나를 이용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물어보고 있다"면서 직접 만나는 것 역시 거부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곽노현·강경선·박석운 모두 서울대 법대 72학번, 그게 핵심"- 곽 교육감이 직접 돈 주겠다고 말 한 적 있나? "곽 교육감한테 물어봐라.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 그쪽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그러면 검찰에 가서 그렇게 진술하라고 그래라. 곽 교육감한테 물어보면 되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나. 곽노현, 강경선, 이○○(곽 교육감 측근)...다 서울대 법대다. 추대위(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범시민 추대위) 추천위원했던 박석운. 다 서울대 법대 72학번 아닌가. 그게 이 사건의 핵심이다. 그러니까 (곽 후보로 단일화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쓰는 거야."
- 어떤 편법? "(기사) 찾아보면 다 알잖아. 그게 무슨 진보야. 법은 만인이 인정해야 하는 거다. 법은 냉철하다.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곽 교육감이 미사여구 잘 사용한다. 그 상황, 상황을 참 기발한 논리로 빠져나가려고 한다. 인정으로 줬다? 참 교묘하다."
- 여러 매체와 적극적으로 인터뷰 하고 있는데, 측근인 박명기 교수에게도 좋을 게 없지 않나. "박명기 교수 유불리 따지지 않는다.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검사 만나보셨나? 검사들 냉정하다. 돈 받고 판단하는 분들도 있지만 냉정하다. 법에서는 냉정하게 평가 받는 거다. (곽 교육감이) 돈 줬고,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고. 다 그렇게 아는데. 공정택이랑 곽노현이랑 다를 게 뭐가 있나. 비리 저지르고, 부패하고. 나는 내가 진보진영이라 그런지 진보에 대해서는 엄정하다."
- 단일화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먼저 제안한 게 박명기 교수인가, 곽 교육감인가. "시민단체들이 그렇게 했겠나. 박명기 교수가 그렇게 했겠나. 아니, 정황을 보면 알 것 아닌가. 기사 다 나오지 않았나."
- 지난해 추대위·선대본에서 활동한 관계자들은 곽 교육감을 단일후보로 추대(4월 14일)한 이후에는 박명기 교수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돈을 주면서까지 단일화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하던데. "곽노현은 (지지율) 높았나. 다 한 자릿수였다. 나한테 한 것만 봐도 선거 때는 이용해놓고, 교육청 (같이) 가자고 해놓고서는, '당신은 성실하지 않고...' 사람을 그렇게 인격모독을 했다. 나는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놈이기 때문에 교육청 안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곽 교육감이) 코를 건 거다. '너 교육청 데리고 들어갈 테니까'. 사기 친 거지. 그래놓고 선거 끝나고 나서 박 교수를 '저 놈은 죽여야 해' 견제하기 시작한 거다.
약속을 뒤엎은 거다. 그렇게 인권을 중요시하는 교육감님이. 작년 10월쯤에 박명기 교수가 (곽 교육감한테) 같이 가자고 그래서 같이 갔더니. 도와줬으면 뺨은 때리지 말아야지. 곽 교육감이 '잘 지내셨습니까?' 묻더라. 그래서 내가 뭐라 그랬는줄 아나. '잘 지냈겠습니까, 그건 교육감님이 더 잘 아시지 않나'. 곽 교육감이 당황하더라.
작년에 불행의 씨앗은 진보진영 단체들이 모여서 후보 선출한 거다. 서울대 72학번에 있던 사람들이. 박석운이 단체들 쫙 모아서 짠 거고. 그렇게 해서 뽑았기 때문에 여론조사 할 수 없었다(기자주 : 당시 박 교수 측은 단일화 경선 당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선에 불참했다). (박 교수에게) 사퇴하라 그런 거다. 사퇴 못하겠다 그러니까. 너 사퇴하면 어떻게 어떻게 할지 제안을 한 거다."
- 곽 교육감 측에서 돈 주겠다고 한 증거 있나? 각서는 없는 걸로 나오던데. "증거가 되는지 마는지는 법원이 판단하는 거지. 왜 나한테 물어보나."
- 아니, 지금 계속 인터뷰를 하고 다니니까. 지금 언론에 나오는 거 다 본인이 한 말 아닌가. "내가 하는 말이 뭐라고. 나는 내 주관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거다. 그걸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기자들이 판단하는 거다. (검찰에서) 녹취록 나왔다 그랬고, 문서 있다고 그러지 않았나. 논리적으로 판단해서 기사 쓴 거다. 그게 증거가 되는지 마는지는 검찰에 물어봐라. 검찰 취재해보면 될 것 아닌가. 왜 나한테 물어보나."
- 곽 교육감이 직접 돈 주겠다고 한 적 있나.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나. 곽 교육감한테 물어봐라. 바쁘다.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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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씨앗은 진보진영 모여 교육감 후보 선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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