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 독이 든 성배 마실 준비 됐는가?

등록 2011.09.05 18:27수정 2011.09.0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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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는 전설이 될 수 있는가?

요사이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비추는 서울대 안철수 교수의 행보에 정치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사가 대단하다. 여야후보가 아직 미확정상태이긴 하지만, 국민일보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가 선두를 달린다는 소식이다. 

독이든 성배 사건이 스포츠계에서 있었다. 1984년 한국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 롯데자이언츠의 최동원투수는 7전 중에 혼자 4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해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금의 프로선수들에겐 절대 믿기 어려운 자폭과도 같은 완전 연소의 투구였다. 선수 인생의 단명을 부를 수도 있는 독약이었지만 그는 기꺼이 그 독이든 성배를 마신 것이다. 그것으로 그는 한국 프로야구사의 전설이 되었다.

안철수 교수는 1995년에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당시만해도 생소한 보안분야의 개척자가 되었는데, 이익에만 매달리는 경제논리보단, 백신을 무료로 배포하는 파격정책으로 국민의 인기를 얻으며 특히, 첨단을 걷는 미래산업이란 점에서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자리매김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결정은 안 한 상태지만, 안 교수의 요즘 행보를 보면, 적어도 학자나 경제인을 넘어 정치에 이전부터 관심이 있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 교수의 긍정적 측면은 바로 정치개혁의 폭탄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서 기인하다. 기존정당 정치의 위기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정치계의 현주소! 이것은 패권, 더러운 권력, 치고박기, 날치기, 야합, 불법, 거짓말, 속이기 등의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국민들 뇌리에 꽉 차 있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켜 준 정치가들의 행태는 그들이 살신성인하고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들이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국민은 이런 진절머리 나는 썩은 자리를 희망과 새로움으로 채워줄 그 무언가를 지금 기다리고 있다.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 유대인처럼 말이다. 안 교수의 등장은 일단 정치계에 대한 국민의 반격으로 보인다.


이런 긍정적인 면에 반해 부정적 이미지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침묵과 무관심은 도리가 아니라는 안 교수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다. 이는 곧 안 교수를 우리는 알고있는 듯 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과 같다. 그가 안랩의 설립자란 것 밖에는...

안 교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퇴물이 돼가고 있는 보수-진보란 이념 대립을 넘어서는, 보다 미래를 책임질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는가?  정치, 경제, 통일, 복지에 대한 생각. 지금 신기루로만 보이는 안 교수에게 마지막 남는 내공은 과연 무엇인가? 정치 논쟁에서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국민들은 볼 수 있을까! 통제력, 절제력, 판단력은 믿을 수 있는가? 그 300명이나 된다는 멘토란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한마디로 '짬뽕'이다. 장점만 취하면 될지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비판은 달지만, 비판받을 때는 아프다. 지금의 이미지를 쌓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정말 비판받아야 할 위치일 때도 과연 떳떳할 수 있을까? 이미지는 혼자라도 쌓을 수 있지만,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 자신의 뒤에 있는 모든 것들도 궁금하기만 하다.

서울시장 진출은 안 교수가 의도하든 하지 않든 정치계로 뛰어드는 것이다. 안 교수는 화약을 안고 불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고 자신은 발가벗어야 한다. 안 교수가 결국 이상과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국민들은 기대 이하의 절망감에 분노하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그 과정은 분명 무시돼선 안된다.

정치계는 무엇보다 정치계에 부는 광풍을 자업자득으로 알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을 환골탈퇴시켜야 한다. 잘못해도 별 것없다는 도덕적 불감증, 우리 아니면 할 수 없다는 독점 의식과 무사안일주의로 연명해 오던 시절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시대가 역사를 만드는가? 국민이 의도하든 안 하든 정치계에 대한 불신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체체를 밝히는 방향타가 되기 마련이다.

민주당은 벌써 안 교수를 자기 편인 양 부르고 있다. 만약 안 교수가 민주당의 손짓에 현혹된다면 이는 국민의 열망을 반감시킬 것이며 기성정치에 예속되는 어리석은 결론임을 잘 알아야 한다. 안 교수는 기존정치계를 수술대로 올리는 것을 자신의 역사적 의무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계로 뛰어들 것이라면, 안철수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안 교수는 독이든 성배를 마실 준비가 되어 있는가?
더불어 국민들에게도 묻고 싶다.
지금 우리는 독이든 성배를 마시지 않을 분별력을 가지고 있는가?
#안철수 #서울시장 #정당정치 #독이든성배 #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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