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닮은 '텐진', 송영길 시장의 돌파구 될까

송 시장, 중국 경제특구 텐진시 빈하이 신구 시찰

등록 2011.09.05 19:10수정 2011.09.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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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텐진 우호협력 강화 협정
인천-텐진 우호협력 강화 협정 인천광역시

"중국 5천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西安)으로, 천 년의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가야 한다. 중국 근대를 보자면 텐진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80년대 선전특구 개발, 90년대 푸둥신구 개발에 이어, 후진타오 총서기 체제 아래에서는 텐진 빈하이신구가 제3의 극이 될 것이다." (장가오리 텐진시 서기)

송영길 인천시장이 '제3의 극'에 다녀왔다. 인천시는 4일 "송 시장이 1일부터 3일까지 지역 경제인 150여 명과 함께 중국 텐진 빈하이신구 등을 시찰하고 귀국했다"며 "인천-텐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후앙 싱꿔 텐진 시장과 교환하고, 2013년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교류 행사를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인천과 텐진은 경제와 역사 등 많은 면에서 닮은 점이 많은 도시다. 앞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과 텐진시가 잘 협력해 아시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으며, 텐진 시장 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과 빈하이신구의 동반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태생은'닮음꼴'

인천경제자유구역과 빈하이신구 역시 태생은 '닮음꼴'이다. 우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국책형 사업이란 점에서, 또한 주위에 있는 항만과 국제공항을 통해 물류 허브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모두 국가의 신성장동력이란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하지만 현재는 빈하이신구가 크게 앞서가는 모양새다. 전체 면적 2270㎢로 인천의 10배가 넘는 빈하이신구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 체제가 출범한 2003년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선전 경제특구, 상하이 푸둥 신구에 이은 세 번째 '국가종합 역점 개발구'다.

그만큼 대규모 투자도 이뤄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9년에만 5천만위안(현재 한화 83억7천만 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가 총 375개 실시됐으며, 2010년에도 역시 5천만 위안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가 455개나 계획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빈하이신구는 이미 중국 제3의 경제 중심 지역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상태다. 제조 뿐 아니라 금융, 첨단산업, 물류 기능까지 집적된 곳으로 탈바꿈했으며, 해외 투자도 활발히 이뤄져 세계 500대 기업 중 203개 기업이 투자하고 있을 정도다.

'제3의 극'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텐진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은 물론 빈하이신구를 중심으로 텐진시까지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숫자는 2천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에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한국공동물류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텐진은 '제3의 극'을 넘어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경제 위기 속에서도 중국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2010년에는 GDP 규모에서도 이전까지 중국의 개방 경제를 대표했던 상하이 푸둥 신구를 넘어섰다. 2010년 텐진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은 텐진이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비록 인천경제자유구역과 태생은 비슷했지만, 어느새 빈하이신구는 특히 인천시에게 확실히 '롤모델'이 된 셈이다. 인천시 측은 "중국 빈하이신구를 방문하여 중국의 특구 정책과 발전된 현장을 돌아봄으로써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텐진시, 남북 관계에서도 '제3의 극' 역할?

그렇다면 송 시장이 이번 방문에서 찾은 '가속점'은 무엇일까. 일단 송 시장은 2일 현지에서 "빈하이신구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각종 규제 철폐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부의 '의지'를 '가속 변수'로 꼽은 셈이다.

여기에 텐진과 북한의 '특수 관계'도 눈여겨볼 만 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때마다 들러 유명한 곳이 또한 텐진의 빈하이신구이기 때문이다. 2004년 방중 때는 물론, 2010년 방중 당시에도 '베이징 직행' 예상을 깨고 김 위원장은 빈하이신구를 방문했다.

결국 텐진시는 북한에는 더 없이 중요한 나진-선봉항 개방 모델로, 남한이나 인천시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일종의 '제3의 극'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6월, 텐진시는 동시에 남북한과 우호행사를 가졌다. 한국과 우호교류주간 행사를 진행하던 중에 북한 조선노동당 평양시위원회 우호시찰단 일행도 맞은 것이다. 취임 당시부터 대북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송 시장으로서는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가속 변수'로 보인다.
#인천 #송영길 #남북 관계 #텐진 #인천경제자유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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