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안주의, 새로운 세력의 이름 백신 패러다임의 유쾌한 등장.
짧았으나 길고도 오랜 묵언수행을 자처하는 승려들이 새벽의 고요를 맞을 때처럼 사위는 조용했고, 침묵은 길었다. 그 사이 유유히 하늘을 부유하던 새들도 어느덧 전깃줄에 내려 앉아 울음을 멈추고, 긴장 속에 마주 선 두 사람의 장검에 선 청청한 날만 바라보았다. 해지는 마을에 막 내린 나그네가 바라보는 낙조의 장엄함처럼 고요히 서로를 응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는, 어느 이름 없는 포구에 날아든 알바트로스(신천옹)가 그 고귀한 몸매가 드러날까, 바위 뒤에 숨어 어둠이 내리기를 응시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났을까? 분명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마치 일 년이 흐른 듯했다. 두 사람이 서 있는 절해고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진을 치고 아비규환을 이루고 서 있던 몽타즈 촬영장들과 시민 무림의 관계자들 모두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의 대련을 바라볼 뿐이었다. 길고 긴 침묵이 끝나고 잘 벼린 장검을 직각으로 세우고 희미한 웃음을 짓고 서 있던 진성백신 철수바이러스공(안철수)이 통통한 살집에 내린 그늘을 걷고 입을 열었다.
"형님의 서민무공은 이미 저잣거리에 휘황하고, 형님의 진실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지요. 우리의 대결이 필연이라면 이것은 너무 잔혹한 강호의 비련입니다."
갯벌 위에서 밀물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통통배의 집어등처럼 미동도 않고 눈을 감은 채 양날이 성성한 쌍검을 들고 고개를 내리고 있던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박원순)이 슬프게 고개를 들었다. 절해고도 아래 열병식을 기다리는 군대가 아직 분열을 시작하기 전의 질서 없는 모습처럼 어지럽게 널려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그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생각해보면 오랜 시간 나는 구멍속의 짱둥어처럼, 희망 무림의 진실한 사회 건설을 위해 뛰어 다녔다. 이제 방파제에 부딪쳐 상처를 내면서도 기어이 제 이마를 들이대며 바다의 존재를 알리는 파도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처절하고 잔인한 정치 무림의 대해를 헤엄치려 한다. 그 긴 유영의 초입, 사랑하는 시민 무림의 후배, 존경받는 철수바이러스공의 '완전백신권'과 대결해야 한다. 괴롭다. 그러나 대한민주무림대국의 시민강호의 고수들이 마련한 이 절해고도의 대련은 피할 길이 없다. 바이러스공의 울음 섞인 목소리를 전해들은 희망제작창의 목소리도 심하게 떨렸다.
"바이러스공, 자네는 저 서역의 애플롱런 잡스통정방(스티브잡스)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에디슨. 나는 이 나라의 순수 무림의 피어나는 꽃밭에 기름을 주던 순수비인. 자네의 인기야 이미 강호뿐만 아니라 저잣거리의 여린 백성들도 잘 아는 것.
그것이 비록 순간적인 것이라 해도 나에게 자네는 이미 하늘일세. 그러나 자네와 나의 순수는 정치 무림의 본질 앞에 잠을 자는 법. 자, 우리 우정과 형제의 믿음은 잡시 묻어두고 대련에 들어가세. 자, 아우 그럼 나 먼저 자네에게 가네."
처음 말을 마치고 30년 면벽을 마친 노승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긴 채 희망제작창의 떨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바이러스공이 눈을 떴다. 그리고는 천천히 칼날을 세우며 일어나 마치 사바세계의 어두운 질서를 규율하러 강림하는 부처 같이 희미한 미소를 천공으로 날리더니, '서민희망술'을 구사하며 달려드는 희망제작창의 칼끝을 몸으로 받겠다는 듯이 잘 벼린 칼을 내던지며 두 팔을 벌렸다. 순간, 천형을 앓고 있던 환자들의 상처에 천국의 빛처럼 내리던 선지자의 손길처럼 사위가 밝아지며 비를 부르는 벼락과는 다른 천둥이 절해고도의 한 축을 때렸다.
쌍검을 곧추 세우고 바이러스공을 향해 달려오던 희망제작창의 쌍검이 하늘의 빛과 교합하며 천두경의 장엄을 연출하기 전, 바이러스공의 이마를 향하던 희망제작창의 쌍검이 공중에서 멈췄다. 미처 쌍검의 도술에서 전해지는 더운 열기가 절해고도의 풀잎들의 잠을 다 깨우기도 전이었고, 원순희망제작창의 온몸에서 나오는 원기가 식기도 전이었다. 두 팔을 벌려 오랜 수행을 끝내고 마치 생명의 세계에 도착한 순례자가 그 긴 숨을 다 뱉어낼 때의 모습처럼, 잠시 눈을 감은 채 말이 없던 철수바이러스공이 가늘게 눈을 뜨며 희망제작창의 가슴에게 말했다.
"형님의 무예는 하늘이 알고, 백성이 인정하는 고유의 천상비법. 나는 희망 없는 무림의 정치계에 작은 경종을 울린 것으로 만족합니다. 대한민주무림대국의 최대지역방인 서울특별방의 방주는 형님의 몫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매너리즘과 무질서의 극단에 빠져 있는 기존의 무림 정치에 대한 전 백성들의 요구이기 때문이지요.
아직 여린 칼끝을 다 벼리기도 전에 이 미천한 중방이 대인이신 형님의 도력을 보려한 것은 시험도 아니었고, 도력의 깊이를 재기 위함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정녕 이 혼탁한 서울특별방의 방주로서 형님의 햇살 그득한 비전도법과 철학수권이 도탄에 빠진 서울방의 백성들을 충분히 위무하고 교화할 지도 무림객으로서의 본질을 알아보려 한 것뿐입니다.
형님 검객께서는 부디 이 아우의 충정을 이해하시고, 범시민 단일 서울 방주 무림 후보가 되셔서 백성과 함께 진실한 고락을 함께해 주세요. 오늘의 대련은 제가 졌습니다. 제 무딘 칼끝이 땅을 향하게 되어 정녕 반가울 뿐입니다."
마치 긴 밤을 꼬박 세고 아침의 햇살을 만난 사람의 핼쑥한 모습처럼, 고뇌에 가득 찬 얼굴에 덥수룩한 수염을 어루만지며 잠잠히 말을 듣고 있던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의 감동으로 불콰해진 두 뺨에 이슬이 내렸다. 더불어 자리를 마련한 또 다른 시민케인인 안동신세계무림클리닉 시골처방 경철대안차랑(박경철)의 두 뺨에도 하염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냥, 아무 이유도 없는 그 눈물들의 의미는 자리를 같이 한 몽타즈촬영장들과 무림기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마치 붉게 타오르는 거친 황야의 버린 서러움 같은 거였다.
"저길 봐, 50%가 넘는 인기가 단 5%에게 양보하는 저 아름다운 미덕. 나, 시골 무림의 처방전, 인기에 연연 안 해. 저런 모습을 보고 어찌 안 울어. 우리는 모두 동지고, 형제고, 친구들인 거야. 아자 아자. 자 이제 가는 거야. 바뀌는 대한의 무림 정국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보는 거야."
시골처방 경철대안차랑의 진한 눈물이 석양의 깊은 노을에 미처 마르기도 전에 무림여론은 일제히 근혜여랑위와 철수바이러스공의 무림대권 가상대결 결과를 42.4% 대 40.5%(뉴시스무림여론창)와 43.2% 대 40. 6%(리얼미터정치력도연구소)로 진열함으로써 진성백신 철수바이러스공을 무림 대권의 본좌에 앉혔다. 바야흐로 대권 무림의 세계에 마치 100m를 질주하는 폭발적인 스프린터의 근육과 같은 파도의 설렘으로 출렁이며, 결승선의 주자 수도 차츰 채워져 가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진실과 그 진실로부터 시작된 이상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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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강타한 진성백신, '철수 바이러스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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