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료 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환자의 상태를 일차적으로 체크하고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GP(General Practitioner, 일반의) 세리언 초이(Cerian Choi)씨가 12일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남소연
글 : 송주민 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 영국편' 특별취재팀 "30년 넘게 '환자-주치의' 관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환자와 GP는 함께 늙어가는 친구인 것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런던 골더스 그린(Golder's Green)에서 6년차 GP(General Practitioner, 일반의)로 일하고 있는 세리언 초이(Cerian Choi)씨를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GP에 대해 "환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친구 같은 의사"라며 "환자 가족은 물론, 자녀를 낳으면 아이의 출산과 성장까지도 함께 지켜본다. GP의 좋은 점은 지속적인 관리"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GP는 대략 일반의 자격증이 있는 주치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쉽게 수다 떨 듯 찾을 수 있는 편한 의사라는 느낌도 전해진다. 그렇다면,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GP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3분 진료? 환자 얘기는 언제 들어주나요"초이씨는 '문지기'(Gatekeeper)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찾아온 환자의 상태를 살펴서, 경미하면 직접 상담을 하거나 약을 처방한다. 중하거나 정밀검사가 필요할 시에는 NHS 병원에 의뢰한다. 위급한 상황이면, 바로 응급 서비스로 연결해준다. 지역사회의 관련 서비스 기관과 연계해 주기도 한다." 환자와 병원(혹은 의료 서비스 기관) 중간에서 의료 자원의 배분 역할을 한다는 것. 초이씨는 "(2차) 병원은 비용이 비싸므로(즉, 나라 예산이 많이 쓰이므로) 무조건 환자를 받기보다 GP가 가운데서 적절히 조율한다"며 "이는 적재적소의 환자 배분과 NHS의 비용절감 효과도 가져온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GP가 없다고 하자 초이씨는 그럼 사람이 아플 때 어떤 병원을 갈지 누가 결정하느냐고 묻는다.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 찾아간다, 허리가 아프면 물리치료사를, 배가 아프면 내과를 찾는다"고 하자 영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의학적 판단을 환자 본인이 내리는 건 영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초이씨의 GP 클리닉에는 총 5명의 GP가 9000명의 지역 주민을 돌보고 있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35명에서 최대 40명 정도의 환자를 본다. 초진 환자는 기본 30분, 재진이나 일상적인 진료는 기본 10분을 할애한다. 한국에선 한 의사가 하루 200명이 넘는 환자를 보기도 하고 '3분 진료'라는 말도 있다고 하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면 환자의 고민이나 걱정은 언제 들어주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