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기로스양념해서 익힌 닭가슴살과 피망,오이 등의 계절 채소를 피타 빵에 싸면 기로스가 완성된다. 먹을 때 차지키 소스를 얹어가며 먹는다.
조을영
가만 생각해 보면 한국에도 전통의 래핑 푸드가 있네요. 조그맣게 밀전병을 구워서 아홉 가지 재료를 그 위에 얹고, 도르르 말아 먹는 구절판이 그 좋은 예가 되겠지요. 더 가까이는 상추쌈, 보쌈김치, 깻잎·콩잎 장아찌 등등 하여간 래핑 푸드는 나라를 불문하고 깊은 역사와 인기를 가진 음식 장르군요.
래핑 푸드는 창작성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만드는 사람의 기호와 의욕에 따라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모는 재료를 차별하지 않고 감싸 안는다는 의미도 덧붙여 볼 수 있습니다. 세상 모두가 한데 어울리고 각자의 장점이 함께 어울려질 때에야 더 상승되는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가 국민들의 고난을 감싸안으며 의연히 존립을 확인할 날도 오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리스 전통 래핑 푸드 기로스. 이처럼 인기있는 이유는 소스에 있습니다. 차지키 (tzatziki)라고 하는 이 소스는 한국의 김치나 된장처럼 대부분의 요리에 곁들이는데, 양이나 염소의 젖으로 만든 그리스 요구르트에 오이·마늘·허브·식초 등을 넣어 만듭니다.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 낸 후 살만 곱게 다진 오이와 다량의 다진 마늘을 넣기 때문에 약간 쏴한 맛이 납니다. 밀가루,이스트, 우유로 반죽해 만든 피타빵 위에다 양념한 고기와 채소를 얹고 돌돌만 후 차지키를 끼 얹어가며 먹는 기로스. 참 담백하고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