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나무와 하늘, 앙상한 나뭇가지는 이미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세상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희망이다.
김민수
가을 바람이 제법 차다.
충남 예산의 수덕사, 평일의 이른 아침이라 홀로 걷는 특권을 누린다.
수덕사를 오르는 길에 소원을 담아 하나 둘 쌓아놓은 돌들이 작은 돌탑이 되어 그들의 소원을 하늘로 이어주고 있다. 작은 돌은 그 소원의 간절함 때문인지 끈끈하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듯하다.
대웅전에 아침 햇살이 비추고 사찰을 정리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단아하다.
자신들의 소리가 사찰의 고요함을 깰까 조심스레 걷는다. 사박사박 걷는 걸음걸이처럼 이 세상 살아가는 것도 가벼우면 얼마나 좋을까?
대웅전 벽의 은은함과 배롱나무의 화사한 만남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서로를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아름다운 행위이다.
그런 아름다운 행위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사랑이라는 것, 자기만큼 혹은 자신보다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가 아닐까?
아침 햇살을 만끽하며 수덕사의 산책로를 걷다보니 하늘과 구름과 만나는 모든 것들마다 아름답다. 그들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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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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