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
권우성
반면에 신 전 차관은 평소 말을 아주 단호하게 하던 사람이다. 그는 2008년 9월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여 파업하는 YTN 노조원들에게, "세상을 박쥐처럼 살지 마라, 포유류면 포유류고 조류면 조류지, 솔직히 자기 밥그릇 지키려는 것 아니냐, 밖으로는 공공성 얘기하지만, 어려웠을 때 얻어먹은 것 솔직히 쪽팔리지 않냐?"고 말했다고 한다.
곽노현 교육감은 1991년 3월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대우가 좋은 정규대학으로 옮겨 갈 기회가 있었지만 고사했다고 한다. 그는 5·18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배정 사건 관련해 법학 교수 43명과 함께 이건희 회장 등 33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업무상 배임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그는 인권연대 교육위원을 맡는 등 인권문제에 열정을 쏟았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 되어 활동했다. 2009년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장을 맡으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참여했고, 2010년에 6·2 지방선거에 서울특별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됐다.
한편 신재민 전 차관은 <한국일보> 기자로 출발해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뒤 귀국하여 사회부장, 정치부장 등 요직을 거친 후, <한국일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선일보사로 옮겨 <주간조선> 편집장을 맡았다.
신 전 차관은 워싱턴 특파원 시절 당시 미국에서 생활하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이 인연으로 이명박 후보 캠프에 가담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워싱턴에서 기자들, 공무원들과 함께 골프 라운딩이 이뤄졌고, 운동 후에는 함께 토론을 벌이곤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제1차관을 연임한 후 장관 후보로 지명되었으나 위장전입, 부인의 위장취업, 탈세, 투기 의혹 등이 불거져 낙마했다.
신 전 차관은 2008년 한 해 소득 7419만 원을 모두 차관 급여로 받은 것이라고 신고했다. 그런데 지출액은 9321만이었다. 소득보다 1902만 원을 더 쓴 것이다. 당연히 적자를 봤어야 할 그의 재산은 웬일인지 3970만 원이나 늘었다.
2009년에는 의문의 재산 증가액이 더 많아진다. 그는 차관 급여로 8957만 원을 벌었지만, 신용카드 사용 등 생활비로 1억 5210만 원을 썼으니까 6253만 원의 손해가 난 셈이지만 희한하게도 예금은 두 배나 증가했다. 신 전 차관의 2009년 의문 소득액은 1억 2898만 원이나 되었다.
이렇게 되자 청문회 당시 신 전 차관에게 스폰서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그가 부인으로 일관한 데다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낙마하기에 충분해 더 이상의 의혹은 풀리지 못한 상태로 끝났었다. 정부에서 나온 그는 지금 법무법인 '유한태평양'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9년 9월 신 전 차관의 배우자는 5760만 원을 지불하고 피트니스·스파·골프 회원권을 구입했고, 2010년 4월에는 제네시스 승용차를 구입했다고 한다. 신 전 차관 역시 2010년 8월 650만 원짜리 롯데호텔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을 구입했다.
최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신 전 차관이 대선캠프에서 활동할 때 10억 원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이 회장은 인수위 시절엔 한 달에 1000만~1500만 원을 건넸고, 문화부 차관 시절에도 법인카드를 줘 신 전 차관이 매달 1000만~3000만 원씩 썼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지낸 한 비서관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인수위 시절 신 전 차관이 술을 먹자고 해 따라가 보니 이 회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27일 <뉴시스>는 검찰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권 실세에 수년간 뇌물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 대해 "현재로선 의미 없는 수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26일 "구체적인 자료나 증거 등 아무 근거 없이 '돈을 줬다'고만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수사 측면에서 볼 때 (이 회장의 폭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때와 너무도 똑같아서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