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예비후보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범야권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야4당-시민사회 협약식'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남소연
한쪽은 피땀으로 흥건히 젖어서 링에 오르고 상대편은 꽃단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면, 관중들은 어느 선수를 응원하고 싶어 할까. 야권과 한나라당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표선수 선출과정이 꼭 이같은 모양새가 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되려면 박원순 변호사와의 단일화라는 '고산준령'을 넘어야 한다. 그는 이미 당내 경선에서 (17대 의원 시절) 한미FTA 찬성 입장 사과 요구, 남편과 아들의 국적 문제 등에 대해 천정배 의원의 거센 공격을 받으면서 당 후보가 됐다.
박원순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지도 5% 수준에서 본선 가도에서 최대 관문일 수 있는 안철수 교수와의 후보단일화라는 고비를 넘었다. 이제 그는 허수가 적지 않지만 서울당원 31만 명을 기반으로 서울 25개 구청 중 19개 구청과 시의원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과 맞서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조직이 없는 그가 당이라는 '선거 중심 조직'과 싸워야 한다는 점에서 혈투일 수밖에 없다.
"이석연 10월 5일까지는 갔어야 했는데"...나경원, '춘풍에 돛달고' 본선 도착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본선행은 '춘풍에 돛단' 격이다. 당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었다. 거론되던 유력 후보들은 모두 접었고, 김충환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여론조사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겠다는 방침에 반발하면서 사퇴했다.
외부인사를 영입하려는 시도도 잠깐 반짝하다가 꺼져 버렸다.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를 입당 시켜 경쟁구도를 만들어 보려 했으나 이 변호사가 입당을 거부했다. 인위적인 '경선 불쏘시개'를 만들려는 의도가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야권후보 단일화에 맞서는 '나경원-이석연 범여권후보 단일화' 이벤트를 만들려 했다. 애초 조직과 지지도 모든 면에서 나 후보가 이 변호사를 압도한다는 점에서 흥행성이 약했지만 그래도 퍼포먼스가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석연 변호사의 '불출마 결심'으로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빨리 그만두나? 10월 5일까지는 갔어야 했는데…."
이 변호사의 불출마 결심 소식에 대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한 측근인사가 한 말이다. 선관위의 본선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0월 6일 직전으로 잡고 있던 후보 단일화 이벤트가 사라진 데 대한 아쉬움이다.
2007년 MB 대승, 박근혜와의 치열한 경선 효과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