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받고 SAT 대리 시험을 치른 에셔고프가 수갑을 찬 채 경찰차에 오르고 있다. 왼쪽의 케서린 라이스 검사는 CNN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열심히 공부하고 정직하게 시험을 본 많은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CNN
미국의 한 명문대생이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대학입학시험인 SAT를 대신 봐주는 '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 주 나소 카운티 검찰은 28일(현지 시각), 에모리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샘 에셔고프(19)가 자신의 모교인 그레이트 넥 노스(Great Neck North) 고교 후배들로부터 1500달러에서 2500달러의 돈을 받고 대신 SAT 시험을 치러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뉴욕 주의 롱아일랜드에 있는 그레이트 넥 노스 고교는 노벨상 수상자인 화학자 데이비드 볼티모어를 비롯해 영화감독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사라 휴즈를 배출한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명문 공립고교다.
CNN은 28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이번 대리시험 사건의 주동자인 에셔고프를 포함한 7명의 공모자들이 수갑을 찬 채 경찰차에 오르는 장면을 공개했다. 고개를 치켜든 에셔고프 외에 다른 6명은 모두 손이나 셔츠, 긴 머리로 얼굴을 가렸다.
대리시험을 의뢰한 이들 6명의 학생들은 이미 4명이 대학생이 되었고 나머지 2명은 고교 졸업반으로 현재 대학 원서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모두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이름 등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보도한 < PIX 11 >의 제임스 포드 기자는 미성년자인 이 학생들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아 이들이 재학 중인 대학에서도 어떤 학생이 이번 사건에 연루되어 부정 입학을 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카고트리뷴> 역시 이번에 검거된 학생들 가운데 명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있지만 주정부 법은 이들 대학이 부정 입학한 학생들의 신원을 밝히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돈 주고 산 SAT 점수검찰이 SAT 대리시험 사건을 조사하게 된 것은 금년 초 그레이트 넥 노스 고교 안에 퍼진 무성한 소문 때문이었다.
"돈 주고 SAT 대신 보게 했대.""누군가 가짜 신분증으로 여러 사람 대리 시험을 치렀대."소문이 퍼지자 학교 측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관리하는 카운셀러실에 보관된 학생들의 SAT 점수를 모두 복사했고 경찰에 이 사건의 수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본교인 그레이트 넥 노스 고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이 학교 학생을 찾아냈고, 이들 가운데 학교 성적(GPA)과 SAT 점수 차가 큰 학생들을 조사해 결국 이들 6명의 범행을 적발하게 된 것이다.
주동자인 에셔고프가 다른 학교를 선택했던 것은 의뢰인 학생들이 모두 그레이트 넥 노스 고교에 재학 중이었고 그 자신 역시 같은 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감독관으로 올 교사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범행 사실이 밝혀진 뒤 경찰은 SAT 답안지를 재검토했다. 그 결과, SAT의 세 영역인 읽기, 수학, 작문 답안지 가운데 의뢰인 학생 6명의 작문이 모두 같은 사람 필체인 것을 적발하고 에셔고프를 체포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