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또 "지난 10년 동안 농민단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벼 수매가를 결정해 온 조합장협의회 대신 조합장·시·농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매가조정협의회'를 구성, 시 조례로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농민들은 "추청벼만 고집하는 이천쌀 수매가는 40kg 조곡 한 포대당 7만 원선은 되어야 한다"며 "지난해 농협 수매가 5만4천 원선으로는 더 이상 농사짓기가 불가능한 만큼 수매가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두행진에 나선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 앞에서 다시 한 번 투쟁결의 구호를 외친 뒤, 이천농협 본점 앞에서 '수입바나나 판매 규탄'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농협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농민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수입농산물 판매하는 이천농협 조합장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현장에서 직접 작성한 현수막을 내거는 등 수입바나나 판매 중지를 강력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천시농민단체협의회는 농민생존권 투쟁을 위해 오는 11월과 12월에 있을 전국농민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을 결의했다.
"수매가 결정할 때 농민단체도 참석시켜 결정해야 한다고 외친 것이 10년이 되었다. 10년 동안 조합장들이 농민단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벼 수매가 결정을 해온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4일 이천농민대회에서 만난 이천시농민단체협의회 김복수 회장은 "벼 수매가를 결정하기 전에 농민단체와 조합장, 시청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며 '수매가조정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수매가조정협의회는 농민입장에서는 올해 벼 작황이 좋은지, 아니면 평년작인지 고민하고, 농협입장에서는 내년도 판매가 잘 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10개 지역농협 조합장들을 만나 의견제시를 해왔지만 일부 조합장들은 농민단체와 만나는 것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농민 조합원을 위해 농산물 값은 높게 받아주고 농자재는 싸게 공급해주자고 생긴 것이 농협인데, 농협의 본질이 퇴색하고 있다"면서 "벼 수매가 결정을 할 때 조합장들이 모여 다른 지역 눈치를 보면서 결정하는 것과 RPC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내 조합장들에게 '수매가 조정협의회' 구성과 함께 '벼 자조금 만들기'와 '통합RPC 만들기'를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복수 회장은 "농민들이 꼭 수매가 7만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10년동안 한결같은 농민들의 요구는 직접 벼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쌀 수매가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라며, "3가지 제안과 더불어 6일 조합장회의에서 좋은 결정이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