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한 인권감시자가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강제연행에 항의하며 실랑이를 벌이자, 경찰들이 강제연행하고 있다.
유성호
한편, 이에 앞서 오후 6시 40분께 부산역 광장 주변에서 2000여 명의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부산역 광장 맞은편 인도에서 희망버스 집회를 갖고, 이후 부산 남포동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불법 도로 점거 등의 이유를 내세워,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가로 막았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 등이 벌어졌으며, 일부는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관들은 인도를 가로 막기도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일행은 인도로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막아서기도 했다. 이에 백기완 소장은 경찰의 방패를 잡고 "비켜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잠시 대치하던 경찰은 인도에서 물러나 차도로 피했다. 이에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인도로 남포동까지 거리행진을 계속했다. 대학생과 노동자, 시민 등 수천명이 인도로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남포동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행진했다.
[4신: 8일 오후 6시] 희망버스 곳곳서 봉쇄..."재고용 아닌 원직복직해야""정치권은 이제 한계에 온 것 같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 김인수 부대표가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오후 5차 희망버스의 사전 행사로 열린 "MB 정권 심판 민중대회"에 참가한 김 부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전날(7일) 저녁 내놓은 한진중공업 권고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이제 한계에 온 것 같다"면서 "밤 12시가 넘어 얄궂은 거 던져 놓고 자기 할 일 다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부당한 것이고 잘못됐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잘못한 사람이 원상태로 돌려 놓으면 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또 "스스로 잘못한 그들에게 노조와 합의하라고 권고안을 던져 놓고 도망치듯 가버렸다"고 덧붙였다.
김 부대표의 주장은 한진중 해고 조합원에 대한 '재고용'이 아닌, 원직 복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환노위가 내놓은 권고안은 해고자 94명의 1년 이내 재고용과 생계비 2000만 원 한도 내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대신 김진숙 지도위원의 타워크레인 농성을 자진해서 풀고, 노조 등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경찰은 보수단체들이 부산지역 전체에 낸 방어집회를 허용하면서, 희망버스 집회는 불허하고 있다"면서 "국제영화제보다 더 감동적이고 가슴 뭉클한 투쟁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권고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어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등의 연설이 이어졌다. 이날 민중대회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고 박종철 열사 부친인 박정기씨 등도 참석했다. 5차 희망버스 집회는 이날 오후 6시께부터 부산역 광장 주변에서 열린다. 부산역 광장은 이미 보수 단체에서 집회신고를 해놓았기 때문에, 희망버스 집회는 부산역 맞은편 인도에서 집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 부산역 광장 집회 시작... 영화인 태운 버스 경찰에 막혀 이와 관련, 오후 5시께부터 부산역광장에서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시작됐다. '한진중공업사태 외부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은 '절망버스와의 전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산시민의 정서를 무시하고 희망버스 행사를 강행할 경우, 부산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자위책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군복을 입은 보수단체회원 등 집회 참가자 500여 명은 '전쟁선포'라 적힌 띠를 두르고, 한 손에는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는 '희망버스 오지마라'고 쓰인 팻말을 들었다.
서석구 변호사는 "수많은 영화인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기간에 대규모 집회를 열 경우, 교통체증과 도시마비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다"며 "수사당국은 해산을 명령하고 불응하면 현행범으로 기소해 엄벌하라"고 전했다.
반면 부산지역 희망버스 참가자 박민혁(29)씨는 "많은 영화인들은 희망버스를 지지하고, 한진중공업 사태는 엄연한 한국의 현실인데 어떻게 국제적 망신이 되느냐"며 "예전처럼 행사를 평화적으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중인 영화인 10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김진숙 지도위원 지지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영화인들은 해운대 한 호텔 앞에서 3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영도 조선소로 향했다. 하지만 경찰 병력이 부산 봉래 로타리에서 2차선 도로를 통제한 채, 버스의 진입을 막고 있다.
[3신: 8일 오후 4시] 'MB정권 심판 민중대회' 시작... 경찰, 고속도로 톨게이트 검문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