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이윤기
공사과정에서 수백 만 대 분의 쓰레기와 오염된 토양들이 치워졌고, 약 500만 그루의 나무와 관목을 심었고 상수도를 설치했으며 여러 개의 교량·아치·도로 등을 건설하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센트럴파크에는 거대한 느릅나무만 해도 2만 6000그루가 심어져 큰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1840년대에 시작된 센트럴파크 조성 사업이 1차 완공된 것은 1876년이었다고 합니다. 공원의 지형과 식물은 매우 다양하며 평평하게 고른 잔디밭, 완만한 능선, 그늘진 골짜기에서부터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골짜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원 주위의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전망이 좋고 산책로가 있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박물관과 동물원, 스케이트장, 거대한 호수, 노천극장, 음악당, 그리고 여러 면의 야구 및 소프트볼 경기장, 어린이 놀이터, 분수가 있었습니다. 3월이라 아직 날씨가 쌀쌀하였지만 적지 않은 관광객들과 맨해튼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있었고, 스케이트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아이스 하키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매우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녀봐도 그렇고, 타임스퀘어광장에 서 있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세계금융의 중심지라고 하는 곳이니 속도와 순간의 선택이 엄청난 이윤을 안겨주기도 하고 큰 손해를 입기도 하는 곳이겠지요.
그런데 센트럴파크를 둘러보면서 제가 받은 느낌은 한가로움입니다. 길 건너편 애플매장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당시 아이패드2가 출시되어 전날 밤부터 애플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서 아이패드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던 때였는데, 길 건너 센트럴파크에서는 그런 '속도와 긴장'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