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못 참는 먹성 좋은 딸. 토요일 3교시에사 4교시가 된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불만이 많다.
김동수
우리 집 둘째아이 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먹어서 죽지 않는 것은 다 먹는다"입니다. 예를 들면 회 한 접시를 자기 혼자 다 먹습니다. '개불' 먹는 모습을 보면 저 녀석이 '딸 맞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장엇국을 잘 먹지 않는데, 이 녀석은 나올 때마다 2~3그릇을 먹습니다. 학교를 다녀오면 꼭 밥을 먹습니다. 학교 급식을 적게 먹기 때문이 아니라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기 때문입니다.
개불을 먹는 딸, 토요일은 휘청휘청우리 집은 원래 밥 먹는 시간이 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 7시입니다. 아내가 피아노 학원 시간 강사로 나가기 전까지는 저녁을 5시에 먹었습니다. 주말에는 저녁을 5시에 먹습니다. 이렇게 우리집 배꼽시계는 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은 5시와 7시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배꼽시계는 비상벨을 울리게 되고, 그중에 딸아이 배꼽시계는 가장 크게 울립니다.
평일에는 오후 1시쯤에 밥을 먹기 때문에 조금은 낫습니다. 문제는 토요일입니다. 4교시를 하고 밥을 먹지 않고 바로 집으로 옵니다. 그 시간을 참지 못합니다. "엄마 배고파 죽겠어요"라고 하면서 딸아이가 휘청휘청하는 것이 토요일 우리 집 풍경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즉각 밥을 대령(?)해야 딸 아이는 그제사 한숨을 돌리면 "이제 살겠다"고 합니다.
올해 6학년 녀석이 인생을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죽겠다', '살았다'고 하는지. 먹는 것을 두고 인생 다 산 것처럼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풍경은 3교시만 했던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일입니다. 올해부터 4교시를 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