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권택기 의원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성호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자기 당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시장직은 선출직으로서는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이다. 그래서 서울시장이 될 사람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과연 도둑질 안 하고 서울시를 끌고 갈 수 있는지, 살아온 과정에 잘못된 것은 없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홍 대표가 이렇게 말한 것은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이미 검증이 다 돼 있고 문제가 없다는 걸 전제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17·18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선관위에 신고한 정치자금 지출 내용에서만 해도 주유비, 미용비, 자선단체 기부금에 대한 문제가 이미 지적됐다.
2년간 주유비 5775만 원, 선거운동 때문에 많이 썼다? 나경원 후보는 차량 주유비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지나치게 많이 지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009·2010년 국회의원 나경원의 정치자금 회계자료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주유비로 3315만 원을 지출했다. 국회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유류지원비 2년치 2460만 원을 더하면 총 5775만 원을 주유비로 사용한 것.
이에 대해 과다지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나 후보측은 "2009년에는 재보궐선거 지원을 다녔고, 2010년에는 전당대회를 치르느라 지방을 왔다갔다 해 기름값을 많이 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 후보가 지방을 많이 다녔다는 기간 동안 지출된 주유비를 합산해 보면 이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지난 2009년 4·29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4월 15일부터 14일간 나 후보가 쓴 주유비는 92만9300원. 같은해 10·28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 14일간 나 후보가 쓴 주유비는 108만5600원이다. 지난해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시작된 7월 5일부터 전당대회 당일까지 나 후보가 쓴 주유비는 45만8900원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247만3800원으로 나 후보가 2009·2010년 주유비로 지출한 돈의 4.3% 밖에 되지 않는다. 2009·2010년의 총 730일 중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은 38일로 5.2%다. 전체 5.2%의 기간 중 지출한 주유비가 전체의 4.3%이기 때문에 오히려 '평소 때보다 주유비를 덜 썼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재보궐선거 지원'과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위한 이동'을 이유로 대는 것은 말이 안되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 선거 기간 동안 나 후보는 지방 출장에 KTX와 비행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나 후보측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