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비상식 선동가"라고?

[주장]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몰상식'을 비판하다

등록 2011.10.31 15:08수정 2011.10.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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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안철수 교수를 "비상식에서 헤엄치고 있다"며 "선거 후에는 '상대방은 비상식'이라는 ‘선동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며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가 자신의 바이러스는 고치질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안철수 교수를 "비상식에서 헤엄치고 있다"며 "선거 후에는 '상대방은 비상식'이라는 ‘선동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며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가 자신의 바이러스는 고치질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 조인스닷컴


생각이 달라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를까? 대부분 사람들은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구시대 정치 문화를 변혁시킬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보려고 하는데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안철수 원장이 "선동가", "비상식"로 보이는 모양이다.

김진 "안철수는 선동부터 배웠나"

김 위원은 31일자 <중앙일보> '안철수의 선동 바이러스' 제목 칼럼에서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후 결과에 대해 "상식이 비상식을 이겼다"고 한 것에 대해 "정작 비상식에서 헤엄치고 있는 이는 안철수 자신"이라며 "그런데도 그는 엉뚱한 이들을 비상식이라고 몰아붙이며 사회를 흑백으로 나누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일은 과학자가 아니라 선동가가 하는 것이다. 그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선동부터 배웠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후 "안 교수는 선거 전에는 '이중성 바이러스'를 보여주었다. 선거 후에는 '상대방은 비상식'이라는 '선동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가 자신의 바이러스는 고치질 못하고 있다"며 거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안철수 잘못된 환상에 빠져"

김 위원은 또 "선거 결과에 잘못된 환상을 가지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안철수 교수다" 안 원장에 잘못된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람에 비유하면서 "그는 상식이 비(非)상식을 이긴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는 환상에서 가장 멀고 사실(fact)에 가장 가까워야 한다. 안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 과학자다"고 말했다.

사실을 밝히는 과학자인 안 원장이 환장에 빠졌다는 맹비난인 것이다. <중앙일보>는 대한민국 대표적 언론이다. 언론은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생명이다. 즉 진실을 독자들에게 전해야 한다. 과연 <중앙일보> 진실을 제대로 보도했는가 묻고 싶다. 왜 사람들이 <조중동>이라고 하는지 김진 위원은 아는지 모르겠다.


그는 이어 "그리고 젊은이들의 멘토(mentor)이며 지지율로만 보면 박근혜급 지도자다"며 은근히 추켜세웠지만 본심은, "그런 사람이 상식과 비상식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흑백의 파열음을 내고 있다"면서 박근혜는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할 줄 알고, 안철수는 이를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비교한 것이다.

안 원장을 비상식을 구분도 못한다고 비난한 후 "나경원이 비상식이라면 그를 찍은 46%도 비상식인가. 두 배나 더 나경원을 찍은 50, 60대도 비상식인가. 젊은 세대는 상식이고 중견·원로는 비상식이라면 한국은 물구나무 사회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여기서 김진이 안철수 원장 발언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안 원장은 나경원 후보를 '비상식'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50~60년 이상 대한민국 정치를 지배하면서 2011년 대한민국을 절망과 좌절, 1%와 99%로 나누고, 색깔론으로 선악을 구분하는 것이 비상식이라고 본 것이다. 그 비상식에는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만 아니라 민주당과 진보정당, 어쩌면 안철수 자신도 비상식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바로 우리 사회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상식이 비상식을 이겼다고 표현했는데 이를 나경원만 비상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상식이란 "천안함 북한소행, 대통령 비판하려면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

그가 상식을 규정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박원순은 그가 만든 참여연대의 운동가들은 천안함 폭침의 북한 소행을 믿을 수 없다며 유엔에 편지를 보냈다"며 "국제사회가 살인자를 규탄하려는데 정작 피해자들이 반대한 것이다. 안보관이 투철하다면 박원순은 그런 후배들을 말렸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이어 "출마 얘기가 한창일 때 안철수는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명박 정권은 북한을 엄히 문책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북한 어뢰가 나왔는데도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며 북한을 감싸고 있다. 누가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가"라고 했다.

'상식=천안함 침몰 북한 소행'이므로, 이를 인정하지 않는 참여연대를 만든 장본인인 박원순를 안 원장이 지지했으로 비상식이라는 붉은 덧칠로 매도한 것이다. 사실 천안함 침몰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북한 어뢰공격이 아니라는 주장도 많다. 그런데 이를 상식과 비상식으로 구분해 단죄하는 것은 언론인이 할 일이 아니다.

그는 또 "안 교수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정보화 전략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대통령의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맡기 힘든 자리"라며 "대통령을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세력'이라고 비판하려면 먼저 대통령 직속에서 나와야 한다. 그게 상식"이라며 안 원장에게 공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은 이어 "국민 앞에 대놓고 '역사의 흐름' 운운하려면 깊은 역사·정치 지식과 사회과학적 경험이 필요하다. 안 교수는 '인문학은 알지만 정치는 잘 모른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섣불리 역사를 재단(裁斷)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고 했다.

그런데 역사를 섣불리 재단하는 이들이 바로 <중앙일보> 같은 언론이 아닌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좌파정부'라고 비판하지 않았나. 북한과 대화하면 '퍼주기'라거나, 한미동맹을 파기했다고 비판한 이들이 <중앙일보> 같은 언론이 아니었던가. 역사를 섣불리 재단한 사람들이 안 원장에게 역사를 재단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다.

누리꾼 "흑백논리는 바로 안철수가 아니라 김진 자신"

김진 논설위원이 칼럼에 대해 <중앙일보> 한 누리꾼은 "김진 논설위원은 해석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안철수가 말한 상식 비상식은 '박원순 찍은 사람이 상식적이고 나경원 찍은 사람은 비상식'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비상식적인 정책(부자감세 등)에 대한 경고(상식적 행동)의 의미다. 흑백으로 나누는 것은 안철수가 아니라 김진 자신이다. 이런 사람이 언론상을 받았다니, 그게 비상식적인 듯"라고 비판했다.

'asd***'도 "도대체 무엇이 상식 비상식인지 구분 못하는 분이군요.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군면제 이런게 비상식아닌가요 언론을 자신들 입맛대로 틀어막고 김진논설위원은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이사왔나요 언론이 세상을 바로 보아야 하는데 자신들 입맛대로 가공해서 보니 중앙일보를 짜라시라고 하는 겁니다. 비상식적인 논설위원님"라고 탄식했다.

솔직히 10월 26일 보궐선거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젊은세대 비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명박산성' 창시자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대통령경호처장에 임명했다. 이게 비상식이다. 경찰은 <나는꼼수다> 수사에 착수했고, 한나라당은 <도가니> 저자 공지영씨를 "수사해야 한다"고 했고, 한나라당 경기도의회는 안철수 원장이 계속 정치에 개입한다면 차세대융합기술원에 대한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안 원장은 원장직을 사임했다. 이게 비상식이다.

이런 비상식을 비판하는 것이 언론, 바로 김진 위원같은 이들이 비판해야 하는데 오히려 안 원장을 비상식과 선동가로 비난했다. 이런 <중앙일보>를 누가 읽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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