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쏙 빼놓는 스타 해설사를 아십니까?

[인터뷰]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허상무씨

등록 2011.11.03 18:37수정 2011.11.03 19:00
0
원고료로 응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허상무 씨가 진도 운림산방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허상무 씨가 진도 운림산방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이돈삼

"무엇엔가 홀린 기분이었어요. 구수한 해설에 쏘옥 빠져 들었습니다." 
"역사 속 인물이 살아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실감났어요." 
"이런 해설 처음이었어요. 해설사의 표정이 살아 움직이더라니까요. 적절히 섞은 사투리가 정감 있었고 소리 한 토막도 멋졌고…. 차원이 달랐어요. 운림산방보다도 더 멋있었습니다."

지난 10월 27일 남도땅 끄트머리 진도 운림산방. 한 관광해설사의 문화유산 해설을 들은 관광객들의 반응이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사실적이면서 생생했다. 흡사 역사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허상무(62)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해설은 한 마디로 '히트'를 쳤다. 해설 수준도 '문화재급'이었다.


 진도 운림산방에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는 허상무씨. 허씨는 해설 솜씨로 관광객들을 사로 잡으며 '스타해설사'로 통한다.
진도 운림산방에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는 허상무씨. 허씨는 해설 솜씨로 관광객들을 사로 잡으며 '스타해설사'로 통한다.이돈삼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운림산방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운림산방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이돈삼

"역사유적이나 유품은 말이 없잖아요. 이것에 숨결을 불어넣어 살아 숨쉬게 하고, 또 일어서게 만들어 주는 게 문화유산 해설이라 생각합니다."

허상무씨는 이를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한다. 역사적 사실은 물론, 해설기법에 대해서도 열심히 연구한다. 판소리와 민요 한 대목을 구성지게 부르는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가 틈나는 대로 텔레비전 역사드라마를 보는 것도 이런 연유다.

"사극을 보면 효과음악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장면 하나 하나에 효과음이 흐르고, 어쩔 때는 긴장감을 높여주기도 하고…. 해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적당한 효과음이, 사실 우리는 양념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있어야 해설도 재미를 더하지 않겠습니까?"

관광객을 쥐락펴락하는 '무당 해설사'

 진도 운림산방에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는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그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스타해설사' '연예인급 해설사'로 통한다.
진도 운림산방에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는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그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스타해설사' '연예인급 해설사'로 통한다.이돈삼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진도 운림산방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눈과 귀를 모아 허 회장의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진도 운림산방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해설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눈과 귀를 모아 허 회장의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이돈삼

그는 관광객들을 해설로 쥐락펴락한다. 해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새소리·물소리를 더하고, 진도아리랑 가락과 판소리 한 대목도 곁들여 흥미를 더한다. 때로는 긴장감을 높여 관람객들을 숨죽이게 하더니, 급기야 울리기까지 한다. 어쩔 때는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게 만든다.


이러한 해설은 그의 해설 철학에서 비롯된다. 한번 찾은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고 또 머물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찾아온 분들에게 재미를 드려야 합니다. 그게 해설사의 역할이에요. 역사문화에 얽힌 이야기 못지 않게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나중에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해줘야죠. 제가 가진 모든 끼를 발산해 열정적으로 해설을 하는 것도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이런 그를 두고 예전엔 '무당 해설사'라고 했다. 관광객들의 혼을 쏙 빼놓기 일쑤기 때문. 지금은 '연예인 해설사', '스타 해설사'로 통한다. 한 달에 20일 이상 현장 해설을 하며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진도 운림산방에 있는 소치기념관. 남종문인화가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8~1892) 선생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진도 운림산방에 있는 소치기념관. 남종문인화가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8~1892) 선생을 기념하는 공간이다.이돈삼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주로 활동하는 진도 운림산방. 소치 허련이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첨찰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허상무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이 주로 활동하는 진도 운림산방. 소치 허련이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첨찰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이돈삼

"앞으로도 더 즐겁고 재미난 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제가 최선을 다 하면 관광객들이 즐겁고, 그분들이 즐거우면 저 또한 보람 있으니까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해설사 모두 품격 높은 해설을 할 수 있도록 해설 기법에 대한 교육과 선진지 견학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허상무씨는 웃으며 앞으로의 포부와 바람을 말했다. 지역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 앞으로도 열심히 일 하겠다는 그. 그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허상무 #문화관광해설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운림산방 #진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2. 2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3. 3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4. 4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5. 5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