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물꼬 튼 '반값등록금' 전국으로 번지나

[현장]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정부에 '내년도 예산안 반값등록금 예산 반영' 촉구

등록 2011.11.07 15:25수정 2011.11.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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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도 서울시 예산 182억 원을 투입해 '2012년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공약을 이행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 여당도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현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반값등록금 국민본부는 7일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이어 중앙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4~5조 원의 반값등록금 예산을 확보해 전국적 범위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본부는 이날부터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는가 하면, 오는 11일 대규모 반값등록금 촛불집회를 열어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님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었다"

"시장님은 그러실 분이 아니었다" 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한대련 등 주최로 열린 '전 대학 반값등록금 시행 촉구 기자회견'
"시장님은 그러실 분이 아니었다"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한대련 등 주최로 열린 '전 대학 반값등록금 시행 촉구 기자회견'권우성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값등록금 1호 대학'이 된 서울시립대 김종민 총학생회장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김 회장을 소개하면서 "요즘 너무 기뻐서 잠도 못 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김 회장은 "시립대 반값등록금은 대학생들이 지난 5월 27일부터 촛불을 들고 물대포를 맞으면서 꾸준히 요구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박원순 시장이 2012년도부터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협약을 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계속 2013년부터 시행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그래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서울시 예산안에 반값등록금 예산이 일부만 반영이 됐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래서 밤 12시쯤 박원순 시장에게 트위터로 멘션을 보냈다. 그랬더니 다음날 오전 9시쯤에 학교에서 전화가 왔더라. '반값등록금 된 거 맞다'고. 제가 잘못 안 거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후보를 뽑고도 믿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만 해도 반값등록금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어 놓고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박원순 시장도 똑같이 그럴까봐 걱정했다. 그러나 시장님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었다."

박 시장에 대한 '칭찬'에 안진걸 팀장은 "시민단체들이 주로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는데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를 대표해 참석한 정명수 반값등록금 실현 학부모모임 대표는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고 선거운동도 했다"면서 "이번 10.26 선거결과는 시민들이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대표는 "올해 예산안에 반값등록금 예산이 포함될 수 있도록 이명박 정부에게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원이 밝힌 10~20% '등록금 뻥튀기', 자체적으로 인하해야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외환은행 노조, 한국대학생연합, 시립대 총학은 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추진을 환영한다며 정부도 전 대학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외환은행 노조, 한국대학생연합, 시립대 총학은 7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추진을 환영한다며 정부도 전 대학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권우성

지난 3일 발표된 감사원의 대학등록금 중간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발표가 이어졌다. 국민본부는 "감사 결과, 최소 10%에서 20%가량의 '등록금 뻥튀기'가 자행되었음이 사실로 드러났고, 대학과 재단이 수없이 많은 부조리를 저지른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대학들이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10~20%정도의 등록금 인하 결단을 내리거나 적립금을 사용해 과감한 등록금 인하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결과가 발표되던 날 FTA 반대 범국민대회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해 목발을 짚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자은 한대련 의장은 "어느 대학이 어느 비리를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등 감사원 조사에 아쉬운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더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좀 더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을 추진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도 참석했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5년 간 약 1조 원 규모로 등록금 무이자 대출사업을 실시해서 대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외환은행뿐만 아니라 한국장학재단과 같은 기관에서도 학자금 무이자 대출이 시행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값등록금 #박원순 #서울시립대 #외환은행 노조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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