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재배 면적과 생산량(3개년 이동평균, 통계청 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칠레산 수입으로 포도 생산 감소, 딸기·감귤도"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09년 10월에 낸 '농업부문 FTA 이행 영향 및 보완대책 평가' 연구보고서가 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이 보고서는 "칠레산 포도 수입으로 포도 생산은 0.2~0.4% 감소하고 가격은 0.3~0.7%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내 포도 생산액은 FTA 발효 첫 해에 35억 원, 이후 매년 51억~73억 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었다"고 분석했다. 일단 정부가 선전하듯 '한·칠레 FTA 발효 뒤에도 포도 생산량은 늘었다'는 것과는 배치된다.
이 보고서는 또 대체제와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칠레산 포도의 수입이 국내산 딸기와 감귤의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 보고서는 "칠레산 포도와 소비에서 대체제 관계에 있는 딸기의 생산량이 연 0.0~0.1% 감소하고 가격은 0.4~0.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어 국내 딸기 생산액은 매년 31억~64억 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며 "칠레산 포도 수입증가로 국내 감귤 생산은 0.1~0.3% 감소하고 가격은 0.4~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간접적으로 매년 20억~40억 원의 생산액이 감소된 것으로 추정되었다"고 보고했다.
뿐만 아니라 "칠레산 키위 수입 증가로 국내 키위 생산은 0.5% 감소하고, 가격은 1.0~ 1.1%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키위 생산액은 연간 2.7억~2.8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산 돼지고기의 수입으로 국내 돼지고기 생산은 매년 0.3% 감소하고, 가격은 1.0~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매년 343억~352억 원의 생산액 감소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 "품목에 따라서는 개방이 이루어진 품목에 미치는 직접적인 피해보다 대체관계에 있는 품목들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FTA 추진 및 영향 분석에 있어서는 대체작물 및 연관산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결국 '한·칠레 FTA으로 인한 농업 분야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정부의 선전처럼 '포도·키위의 생산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할 순 없는 것이다. 또 포도 농업의 타격이 적은 것은 칠레산 포도 수입의 여파가 대체재인 딸기와 감귤 농업으로도 분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설포도의 타격이 크지 않다고 해서 FTA로 인한 농업 분야의 타격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할 순 없는 것이다.
한·미 FTA 유언비어 구속수사... 짜깁기 수치 선전하는 정부는 어떡하나?정부는 지난 7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한·미 FTA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퍼뜨리거나 불법 시위를 벌일 경우 구속수사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미 FTA 관련 유언비어는 강력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전문 연구기관이 내놓은 분석 자료를 보유한 정부가, 좁은 분야의 단순 수치만을 내세워 '한·칠레 FTA 이후 포도 생산량이 늘었으니 한·미 FTA 해도 농업 걱정은 없다'고 선전하고 있는 상황은 일개 누리꾼의 유언비어보다 더 위험하다. 누리꾼의 말은 타인들로부터 진위를 의심받지만, 정부의 발표는 아직은 어느 정도 권위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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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 뒤 포도생산 증가"... 정부의 유언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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