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집단희생지 표지석 앞에 쌓여 있는 고철더미
심규상
하지만 10일 오후 찾은 집단희생지 현장에는 폐경운기와 폐건축자재 등 고철로 보이는 각종 폐자재가 쌓여 있다. 현장에는 집단희생지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누군가 표지석 앞은 물론 뒤까지 폐자재를 쌓아 놓았다. 희생자들의 유해가 안장돼 있는 비문 뒤쪽도 고철이 차지하고 있다. 무덤 위에 쓰레기더미를 쌓아 놓은 셈이다.
인근 주민들은 "올 상반기부터 누군가 고철더미를 쌓아놓기 시작했다"며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 관계자는 "지난 6월 희생자 위령제 당시 암매장지 현장에 고철더미가 쌓여 있어 제주 4·3 유가족 등과 함께 관할 동구청에 구두로 민원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고철이 오히려 그때보다 오히려 3배 가량 더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관할 대전동구청은 금시초문이라는 태도다. 대전동구청 환경과 관계자는 "고철이 쌓여 있는 곳이 도로부지냐 농지냐에 따라 담당부서가 다르다"며 "소관부서를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관할 산내동사무소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 사진을 찍어 동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