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달팽이 식당' 중 한 장면.
영화 '달팽이 식당'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단단히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여자는 그다지도 혐오하던 고향 마을에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름도 민망하고 보기도 민망하게 여자의 가슴을 꼭 닮은 고향 마을의 산을 바라보며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모든 자연 식재료를 품고 푸근히 그녀를 맞아준 가슴산은 말없이 그녀의 내적 성장을 지켜봐 주는 어머니와 동일한 이미지로 사용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여자는 아기자기한 글과 그림으로 엮어낸 자신만의 레시피북을 펴들곤 어떤 음식을 만들지 고민하며 식당을 꾸려갑니다.
그녀의 식당에는 여러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음식을 먹으러 옵니다. 그리고 여자의 요리를 먹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을 듣고 어느 여중생이 찾아옵니다. 짝사랑하는 남학생이 자신의 마음을 알도록 해달라며 여중생은 식당을 예약하고 돌아가고 여자는 단호박과 그외 여러 채소와 과일을 넣고 음식을 만드는데, 그 요리의 이름이 '쥬뗌므 수프'입니다.
'I love you' 라는 뜻의 '쥬뗌므'라는 단어에 여고생의 마음을 반영한 이 음식은 지극한 사랑의 노력 없이는 만들기 어려운 음식입니다. 채소를 다듬고 육수를 끓여 붓고, 그 다음엔 매우 오랜 시간 저어가며 끓여야 하는 수프입니다. 자칫 주걱젓기를 놓쳤다가는 금세 냄비 바닥이 눌러 붙어 버리기에 굉장한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