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버자이너 모놀로그
오는 12월 2일 <버자이너 모놀로그> 첫 공연을 앞두고 지난 2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토크쇼 - 우리 이야기해보지'가 진행되었다. 200여 명의 관객이 참여한 가운데 4명의 배우와 연출가·프로듀서가 <버자이너 모놀로그>, 그리고 여성의 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년간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라이선스를 보유해왔다는 이지나 프로듀서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순우리말인 '보지'라는 단어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2001년 김지숙, 예지원, 이경미. 이렇게 초연을 했다. 자유로 소극장인데 여배우들 세 명이 되게 야했다. 김지숙씨는 클레오파트라 같은 가발을 쓰고, 예지원씨는 레게머리를 하고, 이경미씨는 파마머리에 빨간 하이힐을 신고.
첫 장면이 이거다. '보지'. (관객들이) 이 작품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다. 세 명이 이렇게 앉아서 '보지', '보지', '보지'. 제가 봤더니 관객들 마음이 이미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관객들에게 다가가서 '보지' 이러니까 모든 관객들이 김지숙씨만 오면 (피하는 표정을 지으며) … 이래서 그때 벌어진 사건이 공연시작한 지 5분 만에 기절. 관객들이 너무 냉담하니까 김지숙씨가 쓰러진 거다." 이지나 프로듀서는 "그래서 서주희씨가 할 때는 맨발에 화장 하나도 안 하고 '여러분, 제가 무슨 말 할지 아시죠?' 그래도 관객들이 경계했다"면서 "그런데 지난해 <맘마미아> 3인 방이 공연할 때는 '여러분, 제가 무슨 말 할지 아시죠?' 이러니까 관객들이 '보지요!' 이러더라"고 전했다. 이 프로듀서는 "우리 초연할 때 아저씨들이 포스터 다 찢고 '이 미친 여자들 뭐야' 그랬던 거 생각하면 지금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도 "아직도 갈 길은 먼 것 같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이 프로듀서는 "이 작품의 서문을 보면 '이 단어를 수치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여성들은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대목이 있다"면서 "내 스스로 내 성기를 비하한 적은 없는데 '입을 찢어버리겠다', '천박하다' 등의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성기는 천박하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부터 우리가 없애버리고 우리 몸의 한 부분으로서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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