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가을 하늘의 다양한 색을 볼 수 있다
김꽃비
파랗고 높은 하늘의 대명사로 불리는 가을하늘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다. 비가 내려 흐린 날씨가 계속 되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에는 쌀쌀하지만 청명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지만 오늘은 독서 대신 가만히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모습을 관찰해보는 것은 어떨까?
구름 없이 화창한 날 새벽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경건해 지는 마음이 든다. 아직 아침이 온 줄 모르는 푸른 빛 하늘에 붉은 빛이 서서히 물들어 간다. 마치 푸른색 물감 위에 빨간색을 떨어뜨렸을 때처럼 경계의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이어진 모습이다. 가끔은 고등어와 고등어에서 배어나온 핏물 색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색이다.(사진1) 이러한 색깔은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오후가 되면 따뜻한 햇볕 아래 낙엽은 떨어지고 하늘의 색은 더욱 맑은 푸른색으로 변해간다. 색색으로 물든 나뭇잎과 어울려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천고마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을의 높고 맑은 하늘은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먹는 것에도 여유로워지는 모양이다. 가을에는 왠지 먹성이 좋아지니 말이다.(사진4)
해가 지기 시작하면 하늘은 색채의 마법을 부리기 시작한다. 잠시 사이에도 수많은 색깔 로 자신을 치장한다. 조금씩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연한 분홍빛으로 하늘을 수놓기 시작한다. 이때의 하늘의 색은 정말 아름답다. 사람들은 하늘이 분홍, 아니 핑크에 가까운 색을 띈다는 것에 생소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질녘에 하늘을 조금만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는 이 때 하늘이 띄는 색깔이 붉은 색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홍에서부터 연보라, 갈색, 주황, 노랑 등 셀 수 없이 다양하다.(사진2)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에 볼 수 있는 하늘의 아름다움이 있다면 구름이 있는 날은 또 다른 나름의 운치가 있다. 지는 해를 뒤로 하고 떠 있는 각양각색의 구름들은 햇빛의 그림자가 더해져 장관을 연출한다.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사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구름들은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사진3)
가을 하늘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단골 소재로도 유명하다. 고 김광석의 유명한 노래로도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 하늘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는 가을 하늘이 다른 계절에 비해 유난히 맑고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자료를 찾아보니 이것은 '빛의 산란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적어지고 건조해지면 하늘이 보다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공기가 습한 여름의 하늘을 바라보다가 상대적으로 공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의 하늘을 바라보게 되면 더욱 파랗고 맑게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 때문에 가을 하늘이 다른 계절에 비해 파랗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언제나 파랑'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지 않는 매순간 수만 가지 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늘의 색이 여러 빛깔을 띠고 있는 것은 물론 가을만의 특징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을의 하늘은 무조건 높고 파랗다고 단정지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잃었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몸과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은 왠지 더 줄어드는 것 같다. 문자가 오지 않아도 스마트폰은 몇 번이고 다시 쳐다보면서 잠시 하늘을 바라볼 여유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라는 말이 있다. 오늘은 모두들 집에 가면서 이 맑은 가을의 하늘의 색이 무슨 색으로 변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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