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죽도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삼각산
전용호
쾌속선 타고 1시간 반 달려가야손죽도라는 섬은 지도에서 찾으면 아주 작다. 행정구역으로는 여수시 삼산면이지만 고흥에 더 가깝다. 손죽도는 원래 고흥 땅이었다. 1896년 고흥, 순천, 광양에 있는 섬들을 관할하는 돌산군이 신설되면서 손죽도도 돌산군 관할이 됐다. 돌산군은 1913년 여수로 흡수됐으며 손죽도는 여수에 속한 섬이 됐다.
손죽도로 가는 길은 여수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반 정도 들어가야 한다. 배를 오래타고 싶지 않으면 고흥 나로도에서 갈 수도 있다. 손죽도에 유명한 관광지는 없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 낚시꾼들이 즐겨찾기는 하지만, 그냥 무언가 보려고 가려면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다. 얼마 전 예능프로인 1박 2일에서 방문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 들어가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만약 촬영팀이 섬으로 들어갔다면 무엇을 보여줬을지 무척 궁금하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거문도 가는 배를 탄다. 배라는 게 그렇다. 설레는 마음으로 탔다가, 처음에는 육지와 멀어지는 풍경에 야릇한 느낌을 갖다가, 갈매기 날아다니는 바다풍경에 가슴이 확 터지다가, 그리고는 배 안에서 지루하고 답답해한다. 언제 도착하나? 배는 나로도를 지나고 작은 섬마저 보이지 않는 바다를 가로질러 한참을 간다.
작은 섬, 오밀조밀한 섬마을 풍경손죽도는 섬 모양이 하트처럼 생겼다. 움푹 들어간 곳에 선착장과 마을이 있다. 여객선이 속도를 줄이고 선착장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바위산 봉우리와 마주한다. 절해고도에서 쌍둥이처럼 솟은 두 봉우리는 영화 속에서 나옴직한 잃어버린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은 느낌을 준다. 삼각산이라는 이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