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필요성에 대한 해군의 주장과 반대 측의 반론
조정
강정 주민들은 화순항을 주목하라고 요청한다. 해군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위의 표상 2, 3, 4번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해경에서도 제주 화순항에 해경 전용부두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2, 3번 사안은 지금까지 해경의 업무였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는 일이라면, 주민 피해와 환경 피해를 감수하면서 건설비 1조300억 원과 유지비 연200억 원을 과잉 중복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더욱이나 해군이 주장하는 대로 4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라면 제주해군기지는 더욱이나 저지되어야 한다. 국가 주권이나 외교 역량으로 확보되지 못한 EEZ(배타적경제수역)이나 해저자원을 해군 군사력으로 확보하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해군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들고 나와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해군 기동 함대를 배치하여 이어도 초계활동을 강화"하는 문제 역시 여기에 해당하는데, 해군의 이어도 초계활동 주장은 불가능에 가까운 요망사항이라는 것에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동의한다. 한중 간 합의되지 않은 수역에 한국 군함이 초계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심각한 도발 행위이기 때문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한일 미합의 수역에 해경도 아닌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출몰한다면 우리는 마땅히 외교적 항의나 군사적 맞대응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도발을 하는 국가는 드물겠지만 혹시 있다면 국제적인 위협 제공 국가로서 그 신임도가 저하될 뿐 아니라 배타적경제수역에 대한 협상력 역시 크게 저하된다.
우리에게 10만 톤급 항공모함 열 대가 더 생긴다 해도 우리 마음대로 태평양을 향해 진군하는 대양해군의 꿈은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대북 기지는 물론 아니고, 기타 용도로도 크게 유효하지 않은 제주해군기지를, 안보상 각별한 필요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정부와 국토해양부와 해군의 논리는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책사업이니 '무조건' 따르라는 말로는 당연히 설득이 안 된다. 현재 대양해군을 가진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4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는 해군기지 하나 더 세웠다고 오대양을 향해 진군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대양해군 포기한 적 없다는 '애드리브'를 쳐서도 안 된다.
'긁어 부스럼' 해군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