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연
- 지난 23일 중앙위원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나는 중앙위의 토론 내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민주당 의원이라면 누구나 통합을 찬성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소통과 합법적 절차를 무시하면 문제가 생긴다. 얼마나 궁색하면 10월 3일 전당대회 때 결의문 속에 야권통합이 있었기 때문에 중앙위에 통합결정이라는 전대 권한이 위임된 것이라고 하겠나. 국회의장의 개회사·폐회사에 포함된 의견을 국회 전체 의견으로 보나? 아니지 않나.
두 번의 지역위원장-국회의원 연석회의, 당무회의, 중앙위에서 압도적 다수가 '통합에 찬성하지만 절차를 무시하는 통합은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결과를 잘 알지 않나. 무리하게 전대 당헌을 개정했다가 한 당원이 가처분 소송을 해 전국위를 재소집하지 않았나. 대의가 있더라도 합법적 절차가 함께 가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나를 반통합파로, 구태로 몰아가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
- '통합전대파' 쪽 발언에 대해 곳곳에서 야유와 욕설, 고성이 나오는 등 난장판이었다는 비판이 많다. 박 의원이 핵심인 '단독전대파'에서 당원들을 동원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목포의 시의원들이 중앙위에 동원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중앙위 날 점심 때 목포에서 버스로 약 150명의 당원이 올라온다고 전해 듣고 '오지 말라, 그런 일이 있으면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얘기했고, 모두 돌아갔다. 내가 동원한 것은 없다. 중앙위 회의에 목포 시의원은 한 사람도 안 왔다. 사실을 잘못 알고 나를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말단 지엽적인 구실을 잡아서 모면하기 위해 공격하면 더 큰 문제로 비화된다.
게다가 오늘(25일) 갑자기 원내대표가 통합 논의한다고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내일이 주말이라 의원들이 다 지역구에 내려가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 내가 한미FTA에 대해 의총 소집하자고 할 때는 안 하더니, 시민들이 엄동설한에 물대포를 맞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를 안 하고 있다.
또, 다음 중앙위원회를 중앙위원만 출입할 수 있게 국회에서 소집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하면 한나라당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의총한 뒤 바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한미FTA를 강행처리한 것을 비난할 수 있겠나. 중앙위는 당사에서 해야 한다. 뭐가 떳떳하지 못해서 다른 곳에서 하나. 23일 중앙위원회 때는 경찰 동원해서 당원도 당사 못 들어오게 했다가 항의하니까 개방시켜줬다고 하더라."
- 손학규 대표 등 통합전대파는, 민주당이 단독전대를 통해 지도부를 뽑은 뒤 통합을 하게 되면 지분 나누기가 될 것이고, 이런 행태는 국민들에게 구태로 비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분배정 없이 한 번에 통합전대를 해 지도부를 뽑자는 것인데. "자기와 똑같은 사람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나쁜 교육이다. 지도자도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옳지 못한 생각이다. 야권 통합은 우리의 살 길이고 국민의 명령이다. 또,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전에 맨 먼저 통합에 대해 말씀하셨고 내가 전파하고 다녔다. 통합이 안 되면 민주당이 총선에 패배하고 정권교체 못한다. 그러니까 한다, 이거다. 내가 이렇게 공언하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내가 당권 잡았다고 해서 안 한다고 할 수 있겠나.
'지분 나누기' 얘기를 하는데, 얼마 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이용득 위원장이) '일부 신문에서 내가 최고위원·의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런 의도로 얘기한 게 아니다. 와전됐다. 한국노총이 통합 세력으로 민주당 당원이 돼서 바탕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어떻게 지분을 요구하겠냐'고 하더라. 이 위원장의 순수성을 알았고 나도 순수하게 받아들였다. 이런 게 소통 아니냐. 민주당 전대에서 지도부를 뽑아 수임기구를 만들고 혁신과 통합도 창당해서 수임기구를 만들면 거기에서 논의해 지도부를 구성하면 된다."
"지분 나누기, 절대 없다"- 수임기구 논의가 지분 나누는 자리가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인데."절대 지분 나누기 없다. 내가 지도부에 들어가면 감동적으로 통합하겠다. 결국 공천이 지분인데, 철저한 오픈 프라이머리로 하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또, 20~40대가 제대로 공천받을 수 있는 길을 주고, 진보적 경제학자나 사회운동가나 전문가들을 비례대표로 받아들으면 이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을 끌어올 매개 역할을 한다. 지분 나누기는 국민의 힘으로 막을 수 있다."
- 통합전대파 측은 박 전 원내대표가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데 호남 쪽 의원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통합에 소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불신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나야말로 탈호남, 기득권을 버릴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는 사람이다. 자꾸 호남을 덧칠하는데 만약 호남의 지지를 안 받으면 내년에 정권 교체 되나. 그런데 왜 이렇게 호남 출신이라는 걸로 문제 삼나. 최문순·박원순 후보 시절 호남 향우회 다녀가면서 하라고 내가 조언했다. 박 후보 때는 이희호 여사의 지지를 확인해달라고 해서 내가 (손으로 기호 10번 모양을 만들어) 장풍 쏘는 장면까지 만들어줬다. 호남이 그렇게 싫었으면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소아병적으로 지역색이 있어서, 김대중 이미지가 강해서 안 된다? 나는 김 전 대통령에게 그런 정치 배우지 않았다. 과감한 물갈이 통해 젊은 피를 수혈해 정권 재창출하는 모습을 봤다. 나도 감동적인 통합하겠다. 공천도 국민에게 감동 주는 공천해야 이길 수 있다. 이건 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 12월 17일 오전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어서 통합 의결을 하고 오후에 통합 전대를 열어 지도부를 뽑자는 안에 대해 어떻게 보나.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 민주당 전대를 열어서 통합을 결의하고 지도부 선출을 그 다음에 하자는 건데, 후보 등록을 어디다 해야 하나. 통합전대파가 말하는 로드맵대로 중앙위에서 통과돼도 합당 및 해산의 수임기관으로 중앙위가 위임되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소통이 없다. 1만2000명 대의원이 모여서 사실상 민주당 해체·통합을 의결해야 하는데, 의결이 안 되면 민주당이 어떻게 되나. 된다는 보장도 안 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정치적인 합의를 해야 한다."
(그는 인터뷰 뒤 의원총회에서 제안된 '12월 통합결의뒤 1월 통합지도부 선출'이라는 중재안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 통합 의결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박 전 대표가 "야권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당원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 아닌가. "합의가 안 된, 절차상의 문제다. 만일 통합 의결이 안 된 상태에서 12월 18일 지도부가 물러나면 민주당은 어디로 가나. 명분과 절차가 함께 가야 한다."
"민주당은 안철수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