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회장의 '검찰관련 비망록' 1쪽.
구영식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구명로비를 받은 검찰 고위층 인사들이 수명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오마이뉴스>와 MBC < PD수첩 >이 공동으로 입수한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에서, 이 회장은 최초 언급한 '4명'보다 더 많은 총 '9명' 정도의 검찰 고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구명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구명로비 대상에 전·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들까지 포함돼 있으며, 구명로비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에게 거액의 돈은 물론이고 고가의 명품시계까지 건네졌다는 주장도 나와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 회장은 이 비망록에서 자신의 구명로비 과정에 현 정권 실세의 측근들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비망록에 적시된 검찰 고위층 인사들은 대부분 "이 회장을 잘 모른다"거나 "한두 번 만나긴 했지만 구명로비 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대검은 최고위층 인사의 연루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MBC < PD수첩 >은 이러한 비망록에 담긴 진실뿐만 아니라 SLS그룹 해체 과정을 추적해 오는 29일 방영할 예정이다.
구명로비 대상 최초 '4명'에서 '9명'으로 늘어날 듯 최근 <오마이뉴스>와 MBC < PD수첩 >은 이 회장쪽으로부터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을 입수했다. 이 회장은 이 비망록 1쪽에서 '검찰관련 비망록(5권째, 마지막)이라고 썼다. 그가 구속되기 전 작성했다는 '5권의 비망록 가운데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신재민 관련 비망록'과 '혜인 스님 폭로 중단 회유 비망록(관련기사 :
"더이상 폭로 말라...구속 안시킬테니 덮자")' 등 2권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비망록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이 회장과 SLS그룹이 창원지검 특수부로부터 수사를 받던 때부터 이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MB실세 스폰서 의혹'을 폭로하기 전까지의 시기다. 이 회장은 검찰 로비스트들, 검찰 고위층 인사 등과 만난 장소는 물론이고, 이들에게 전달했다는 명품시계 모양까지 자세하게 그려놓았다.
이 회장은 이 비망록 1쪽에서 "검찰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검찰의 사유화, 권력화, 뇌물과의 관계가 이루어져 검찰이 움직인다"며 "(이 비망록은) 검찰과 법무부의 검사장급 이상 11명에 대하여 있는 사실을 적시했다"고 서술했다.
실제 이 회장은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에서 신재민 전 차관과 재벌 조카사위인 사업가 김씨 그리고 현 정권 실세 측근들이라는 문아무개씨(대영로직스 대표)와 박아무개 보좌관 등을 통해 검찰 고위층 인사들에게 구명로비를 벌인 정황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이 회장이 비망록 1쪽에서 "SLS사건의 시작과 끝, 진실을 밝히는 데에는 전부 권력의 힘 남용, 권력의 사유화가 이루어진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로비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이 회장은 "검찰, 법무부 검사장급 이상 11명"과 관련된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이 비망록을 검토한 결과, 이 회장이 구명로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고위층 인사는 이 회장이 처음 언급한 4명을 포함해 약 9명(이 회장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1명 포함)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