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는 26일 영등포구청의 두 번째 철거에 대응하여 세 번째로 여의도에 비닐텐트를 쳤다. 텐트라고 이야기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바람만 막는 수준의 텐트다. 이마저도 경찰과의 수차례 충돌과 학생들의 집회가 있었기 때문에 설치가 가능했다. 점령자들은 26일 철거 이후 이틀 동안 바람을 막을 아무런 수단도 없이 풍찬노숙을 진행했었다.
28일 오후 4시로 예정되었던 학생들의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여의도' 집회는 경찰들의 방해로 40여분 동안 지연되었다. Occupy여의도 학생들은 신고 된 집회 장소에 텐트 1개를 설치했지만, 경찰은 불법이라며 3개 중대의 병력을 투입하여 폭력적으로 텐트를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스크럼을 짜고 있던 수많은 학생들이 다치고, 함께 연대하러 온 포이동 주민들도 부상을 당했다. 텐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텐트를 부셔버렸다.
이어진 집회에서는 1%의 사적권력으로 전락한 공공력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와 99%의 삶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특히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목소리는 우리가 왜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2년 반 동안, 우리는 경찰들에게 연행당하는 기억밖에 없다. 2년 반 동안 재판받은 기억밖에 없다. 2년 반동안 동료들의 장례를 치룬 기억밖에 없다."
서강대학교 와락 총학생회 학생회장 고명우 점령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말을 이었다.
"가끔은 너무 힘들고 추워서 철거당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너무 추운 날엔 집에 가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집에서 전기장판을 켜고 따뜻한 이불을 덮으려고 할 때면, 등록금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청년들, 먹튀 자본 때문에 19명이 돌아가신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생각하면 편히 잠들 수가 없었다."
이날 집회에는 등록금문제 해결, 불안정노동 철폐, 청년실업해결을 내건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 집회에는 대학생사람연대, 전국학생행진,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 포이동 현장활동 학생들, 포이동주민, 사회당 안효상 대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포이동 현장활동 학생들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 시작부터 눈과 비가 섞여 내렸지만,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집회가 끝나자마자 다시 눈비를 막을 비닐을 설치, 비닐텐트를 치는 것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물품이 비에 젖은 뒤였다.
한편 영등포구청은 2차 철거를 단행 한 이후 16만 원의 과태료를 학생들에게 부과했다. 지난 16일 겨울철 텐트 철거에 대해 Occupy 여의도 학생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넣었지만 아직 조사 중이다. 29일 한국거래소가 폐소 하는 날, 점령 20일차를 맞이하는 Occupy여의도 학생들은 봄이 올 때 까지 이곳 1% 금융자본을 점령하는 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Occupy여의도 임시홈페이지 대학생사람연대(www.daesaram.net)에도 게제하였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