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지인이 보낸 첫 출근 축하 문자메시지.
임현철
"첫 출근 축하합니다. 기획실장님 역량을 맘껏 발휘하여 살기 좋은 여수 만드는데 일조하소!"
출근 첫날 지인이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저는 4년여의 프리랜서 활동을 접고 직장에 나가게 됐습니다. 제가 새로 둥지를 튼 곳은 지역 문화 사업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단법인입니다.
직장에 취직한 후 주위 반응은 조금 있다가 설명하기로 하고,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냈던 프리랜서 기간 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여든을 넘기신 부모님의 프리랜서에 대한 반응은 아주 매몰찼습니다.
"프리랜서가 뭐데? 그게 돈이 나와? 남자가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지, 각시한테만 맡기면 되겠냐. 빨리 취직해라." 연로하신 부모님이라 프리랜서에 대한 설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부모님 말씀대로 프리랜서 생활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칭 '전국에 꽤 알려진 부류'였지만 프리랜서 초창기 수입은 쥐꼬리만큼 적었습니다. 팍팍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여, 제주도부터 강원도까지 전국을 누비며 글감을 찾아 끊임없이 글을 써댔습니다.
그렇지만 수입은 여전히 들쑥날쑥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원고료와 광고료에 목을 매야했습니다. 예전부터 글을 연재했던 언론사를 제외한 곳은 스스로 원고료 하한선을 정하고 그 이하는 거절하거나 흥정을 했습니다. 다만, 제가 사는 지역의 언론사와 TV 방송국에는 작은 원고료에도 응했습니다.
글로는 먹고 살기는 힘들다고 하던데…. 역시 전업 글쟁이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덕분에 저는 프리랜서 기간 동안 뼈저리게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직업이 있으면서 취미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결론은 직장에 다니는 월급쟁이만큼 편한(?) 게 없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직장에서 버티는 게 최선일 듯합니다(직장인 여러분,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오십을 앞두고 재취업... 어깨가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