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충돌' 영일만 북방파제, 예상보다 파손 심각

항만청과 선박회사 간 입장 팽팽... 법적공방 가능성

등록 2012.02.06 10:57수정 2012.02.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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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측면 하부. 속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파손돼 위아래가 뒤틀려 있다.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측면 하부. 속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파손돼 위아래가 뒤틀려 있다. 김상현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측면 하부. 속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파손돼 위아래가 뒤틀려 있다. ⓒ 김상현

지난달 19일 발생한 3만t급 대형화물선 글로벌레거시(Global Legacy)호와 영일만항 북방파제의 충돌사고로 인한 북방파제의 파손이 심각해 정밀안전진단 등 사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외벽파괴뿐만 아니라 화물선의 충격으로 인한 방파제 내부의 피로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피해액 산정을 두고 포항지방해양항만청과 선사 간 법적 분쟁도 예상된다.

 

5일 오후 한 선박회사의 협조를 얻어 영일만항 북방파제 바깥쪽 사고현장을 둘러봤다. 당시 충격을 말해주듯, 평평해야 할 방파제 상단 모서리는 곳곳이 부서져 울퉁불퉁한 모습이었다.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상단. 평평해야할 상단 모서리가 울퉁불퉁하다.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상단. 평평해야할 상단 모서리가 울퉁불퉁하다.김상현
글로벌 레거시호의 충돌로 파손된 영일만항 북방파제 상단. 평평해야할 상단 모서리가 울퉁불퉁하다. ⓒ 김상현

또 약 2㎞에 걸쳐 방파제의 측면도 여러 군데 화물선의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문제는 수면과 방파제가 닿는 부분. 바다와 접한 방파제 측면 아래쪽 20여 군데가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등의 파손과 균열을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 방파제 블럭은 충격으로 위아래가 뒤틀려 있기도 했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이번 충돌로 인한 방파제 파손이 안전등급을 위협할 수도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항만청 신용범 공사과장은 "기상이 나빠 수중작업은 하지 못했으나 육안으로 확인된 파손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중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밀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일부 파손구간은 당장 긴급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액 산정과 보상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선사 측 보험회사와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법적 분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사 측인 일본선주상호보험(JAPAN PNI)은 해상 분쟁을 전문으로 변호하는 법무법인 세경을 선임해 법적 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항만청은 방파제 파손의 원인자인 선사 측에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항만청은 선사의 공탁 등 원상복구에 대한 확약 없이는 출항도 금지한다는 강수를 띄워 선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항만청 관계자는 "선사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경과 협의중이다. 원상복구에 대한 확약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가압류 등의 보전조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글로벌 레거시호 수리를 위해 중국 출항을 준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원상복구에 대한 확약 없이는 출항 허가는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법무법인 세경은 이번 충돌이 방파제 파손의 단독원인이 아니라 누적된 파도 등도 이번 방파제 파손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일만항 #글로벌 레거시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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