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방문했던 중국 랴오닝(요녕)성 진저우(금주)시. 인력거, 자전거, 택시, 버스 등이 보인다.
최육상
지난해 9월, 업무와 고구려 역사답사를 함께 할 요량으로 중국 랴오닝(요녕)성 진저우(금주)시와 가이저우(개주)시를 둘러본 적이 있다. 인구 470만 명의 진저우시는 인구 13억 여 명의 중국에서는 조그만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광경은 경이로움 자체였다. 벤츠와 인력거가 도로를 함께 달리는 것도 그렇고, 초고층 건물들이 쉼 없이 올라가는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의 1960년대와 2000년대가 뒤섞여 있는 듯했다. TV에서는 한국의 여러 드라마들이 중국어가 덧입혀져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다. 국내에서 한동안 보이지 않던 탤런트 채림을 질리도록 봤던 기억이 새롭다.
재래시장 상인 "조선족들이 제일 큰 손님이야"
지난해 9월, 대규모 중국 여행단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기업체들로 구성된 '인센티브 여행단' 1만2000여 명이 제주도를 방문한 것이다. 당시 제주도 관광 업계는 숙소와 음식점 마련을 위해 한바탕 소동을 겪었고, 결국 순서를 나눠서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한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이번 설 연휴 기간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5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 결과, 설 연휴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2만 9864명, 2009년 3만592명, 2010년 4만331명, 2011년 3만3118명이었다.
지난해 중국 진저우시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아무개 국영기업의 사장 부인은 한국으로 관광을 다녀온 소감을 묻자 "가이드가 영등포에 있는 백화점으로 안내했는데 저렴한 물건 일색이라 살 만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자리를 함께 했던 지인은 "가이드가 강남의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에 있는 백화점으로 안내했어야 했는데, 거리가 복잡한 영등포로 안내하는 바람에 아마도 신경에 거슬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부유층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소비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얼마 전 찾은 서울 구로동에 있는 재래시장 좌판의 주인 아주머니도 한국인보다 조선족(재중동포)을 받는 것이 장사에 이익이라고 말을 보탰다. 주인 아주머니는 워낙 저렴한 가격이라 "한국 사람은 2만 원 아래 매출이지만 조선족 두어 명만 와도 3만 원은 기본, 5만 원을 넘길 때도 있다"며 "조선족들이 제일 큰 손님"이라고 말했다. 민족 특유의 성격이 먹고 마시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