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발효, 경술국치 같은 국민주권 포기"

[현장] 한미FTA 저지 범국본, 발표 철회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12.02.22 14:54수정 2012.02.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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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22일 '발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22일 '발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구영식

한미FTA 발효일이 오는 3월 15일로 확정된 가운데, '발효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효 과정에서 미국의 법령과 이행특별법이 상충됨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에 상층법령을 개정하라고 요구조차 하지 않는 등 저자세 외교로 국익을 차버렸다"며 한미FTA 발효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미FTA는 밀실족졸속협상, 불평등협상, 주권침해 협상, 소수 특권층을 위해 다수 국민을 희생시키는 협상"이라며 "다양한 국민행동으로 한미FTA를 실질적으로 폐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오는 25일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한미FTA 폐기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 전 발언에 나선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미FTA 발효는 한미합방과 같다"며 "한미FTA는 단순한 무역거래가 아니라 미국시장에 한국시장을 편입시키고 사법주권, 식량주권은 물론 국민주권까지 위협하는 협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MB의 한미FTA와 노무현의 한미FTA가 다르지 않다"고 꼬집은 뒤 "한명숙 대표는 왜 사과하지 못하나"라며 "민주통합당은 원죄가 있는 만큼 한미FTA 폐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운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대표도 "한미FTA가 발효되는 3월 15일은 경술국치에 비견되는 국민주권 포기의 날"이라며 "한미FTA가 미국 실정법보다는 아래에 있고, 한국 실정법보다는 위에 있어서 우리의 주권을 유린하고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미FTA는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소수 재벌에게는 축복이지만 99%에게는 재앙이 된다"고 지적했고,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자국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FTA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국적 기업, 대기업 등 부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한미FTA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영구 대표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로 인해 극단적 양극화가 현실화됐듯이 한미FTA가 발효되면 한국에서도 극단적 양극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미FTA는 오는 3월 15일 0시에 공식 발표된다. 지난 2006년 6월 협상을 시작한 지 5년 8개월, 지난 2007년 4월 협상이 타결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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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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