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인권을 찾아서>
도서출판 한울
<인권을 찾아서>에서 다루고 있는 인권은 1948년 유엔에서 제정된 '세계인권선언'이다. 프랑스 혁명에서 선포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이 프랑스 한 국가의 선언에 불과했던 데 비해 2차대전 후 유엔인권위원회를 통해 선포된 '세계인권선언'은 서구 강대국과 비서구 개발도상국이 함께 참여해 작성한 최초의 공동 문서였다.
1948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세계인권선언'을 오늘날의 현실에 적용시키기에는 시대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1948년 이후 식민지의 독립, 인종차별 철폐, 소비에트 제국 붕괴 등을 거치면서 국제 사회에서 독재에 대한 정치적 저항운동에서 '세계인권선언' 정신은 '불의를 거부하고 정의의 관념을 옹호'하는 개념으로 정당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가는 길이 곧 진보된 사회로 가는 길임을 독자들과 더불어 공감하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권을 찾아서>란 제목을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세계인권선언'의 구체적 내용을 계단과 토대, 지붕의 기본 구조로 나누어 오늘의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인권 문제
'학생 인권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최근 한국에서도 '인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인권 조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학생들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과 품위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생 인권 보장이 교권을 약화시키고 학생 지도를 어렵게 할 것이라거나, 심지어는 동성애를 확산시키고 임신한 학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비합리적 주장을 하기까지 한다.
'학생 인권 조례' 제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먼저 '인권'이 무엇인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인권을 찾아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학생 인권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높이는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인권'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내세우는 공허한 외침은 소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권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대학생, 일반 독자, 인권운동가, 언론인, 국제기구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차분하게 읽으면서 의미를 되새겨볼만한 가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