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슈 만드는 법 4조린 고기를 꺼내 식힌 후 썬다.
고기 속에까지 양념이 배게 하려면 조림 양념의 기름을 한 번 걸러낸 후, 썰어놓은 고기를 살짝 더 조린다.
조을영
차슈는 주성치 주연의 영화 <식신>에도 등장한 메뉴입니다. 주인공 주성치가 삶의 나락까지 떨어져 있을 때 여주인공이 그를 위해서 차슈덮밥을 만들어주며 희망을 건네는 장면이 있지요. 음식이란 것이 잃어버린 갈망도 건져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나 할까요?
사먹는 것보다는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제게도 이 음식은 꽤 힘겹네요. 장시간 불을 지키고 서 있어야 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소스 한 방울, 물 한 방울로도 맛이 미묘하게 변하는 순간을 찾아내기 위해서 바짝 긴장을 하고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럴수록 여자들이 하는 일이란 게 그 어떤 직업보다도 노동량이 강하고, 창의력이 발휘되어야만 하는 일이란 게 확실히 느껴집니다.
물론 간단히 그릴에다 올려놓고 소스를 바르는 방법도 있지만 수육처럼 촉촉하면서도 향이 고기 속에 쏙쏙 배어든 차슈를 먹으려면 이 방법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압력솥에다 쪄도 괜찮지만 그럴 경우 윤기가 별로 나지 않다라구요. 역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끈기 있게 해나가는 게 최선이란 걸 요리를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게다가 오늘 음식은 공을 들인 만큼 어느 누구에게 내놓아도 손색이 없답니다. 다들 사온 음식인 줄 알 만큼 향과 맛이 좋으니까요. 비계부위는 족발처럼 쫀득쫀득, 향은 너무 그윽하고, 고기는 부드럽고. 여러분도 맛있는 차슈 한번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