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자료사진)
유성호
1일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공천자 발표를 연기시킨 것에 대해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지도부의 사과 없이는 공천 심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심위가 공천심사를 중단한 것에 대해 "기자 여러분들과 (기자간담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국민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과 같아서 기자들에게도 국민께도 사과드린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생각하는 당이 돼선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이 약속돼 있었고 나도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그것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한다"며 "최고위원회가 (공천과 관련해) 논의를 할 수도 있고, 해야 하지만, 기자회견(일방 연기)에 대해선 뭔가 말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과의 약속인데"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공심위의 기자간담회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에 대해 합당한 해명을 내놓거나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공천 심사를 즉각 재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공천심사위원장이 마음이 좀 편한 상태에서 후보자들을 살펴보고 면접을 해야지,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는 (심사를) 할 수 없다"며 "당이 좀 겸허해지고 국민들께 앞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의사표현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연후에 심사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힘 있는 사람의 수신호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다"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공천자 발표를 연기시킨 것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 없이는 심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방점이 찍혀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 지도부의 공천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으로 합당할 당시만 해도 당이 국민을 무겁게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열기와 의지를 봤는데, 공천 작업이 중반 이상 진행되고 선거 열기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그것을 잊지 않았는가, 국민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한다"고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심사시스템은 복잡한 교통시스템과 같아서 힘 있는 사람의 수신호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라 16명의 공심위원이 후보자의 점수를 책정하고 합산해 선발하는 방식"이라며 "겉으로만 시스템 공천이라 해놓고 뒤에서는 리모컨으로 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강 위원장은 "민주당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다시 한번 "어제(29일)의 일에 대해선 (지도부가) 국민에 겸허하게 사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잊어선 안된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심위 결정 내용이 발표 전에 유출된 점에 대해 강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공심위 내부의 신뢰가 금이 갈 수 있는 위기라고 생각하고, 공심위원들에게 우리 스스로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18대에 당선된 현역들 경쟁력 높아... 계파·정파 모른다"현재까지 발표된 민주당 공천자명단에 대해 '현역 의원 비중이 높고 물갈이가 안됐다'는 평가에 대해 강 위원장은 "현역 의원에 대해선 별도의 다면 평가로 2중 3중으로 체크하는데, 그럼에도 우리 기준에 이 분들이 맞아 공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결과를 두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당히 어려웠는데도 당선돼 오신 분들이어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지 않았는가 생각했다"고 반론했다.
강 위원장은 또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 옛 민주계가 제외되고 친노계가 우대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저도 그런 얘길 듣지만, 지금까지의 공천심사 내용을 회고하면 아무런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심위원들이 정파와 계파 상황을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수도권은 새 인물도 적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광옥 전 대표 등이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강 위원장은 "공천 면접심사를 할때 모든 후보들에게 '공심위의 결과에 승복해달라'고 항상 부탁하고 있고, 면접 당시 모든 분이 힘차게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들을 하고 나간다"고 지적하면서 "그 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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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강철규 만나 "공심위 지적 수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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