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뜨거운 <동아> '제독의 눈물'...눈 감은 <제주일보>

[지역언론 별곡 367] 평화의 섬 '야만' 가득, 부채질하는 보수신문

등록 2012.03.11 15:36수정 2012.03.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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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시공사측이 2차 발파를 강행하고 있다. 발파장소에는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시공사측이 2차 발파를 강행하고 있다. 발파장소에는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유성호

쾅! 쾅! 쾅! 쾅!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에 7일 이른 새벽부터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그러더니 강정마을을 상징하는 수십만 년 된 구럼비 바위에서 굉음이 울렸다. 폭발음과 함께 구럼비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주민은 통곡했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국내외 양심세력들도 그저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10만 년에서 30만 년 전에 형성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는 그렇게 파괴되기 시작했다. 구럼비는 단순한 바윗덩어리가 아니라 강정주민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기둥이다. 또한, 생명과 평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발파 중단을 촉구하는 간곡한 호소들은 허공 속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보수세력·언론 색깔론 프레임 다시 '작동'

그렇게 제주 속살은 찢겨나갔다. 평화로운 마을에 폭음과 굉음이 가득하고 화염이 자욱했다. 폭파음이 마치 65년 전 4·3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건 자연스러웠다. 야만이 판을 치던 1947년 3월의 그때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육지 경찰이 동원돼 주민을 에워싸 2년여 동안 300여 명이 연행됐다. 올해에만 벌써 109명이 연행됐다.

그런데도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고위 공직자들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자 강정마을 자연유산 파괴는 날로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건 아니다. MB 정부가 조금이라도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었다면 이런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도지사의 호소와 제주도민들의 저항에도 끝내 '폭파'를 감행한 것은 이 정권의 야만성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 '폭거'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보수세력과 보수언론들은 안보위기감을 조성하며 색깔론에 불씨를 지피고 나섰다. 선거를 앞둔 국면전환용 프레임이 작동한 것이 아니라면 이처럼 맞불작전을 치밀하게, 전략적으로 내놓을 순 없을 것이다. 4·11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해군과 시공업체는 발파에 앞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재차 요구한 '건설공사 일시중단' 요구를 철저히 외면했다. 지금도 많은 주민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인사들의 절규와 통곡이 폭음과 화염에 휩싸여 뒤범벅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평화의 섬 제주가 야만의 섬으로 뒤바뀐 순간, 언론은 어땠을까. 크게 두 부류로 나뉘고 말았다.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 폭파는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이 정부의 소통 부재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와 타협부터 임해야 한다"는 쪽과 반대로 "강정마을에 반드시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강경주장과 함께 '색깔론'까지 들고 나서 폭력과 야만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갈렸다. 특히 신문의 사설 논조에서 극명하게 분류됐다.


<제주일보> 사설, 강정마을 해군기지 갈등 눈감고 외면하는 이유는?

 <제주일보>가 최근 내보낸 사설 제목들.
<제주일보>가 최근 내보낸 사설 제목들.제주일보

제주지역에서 가장 오랜 언론역사를 자랑해 온 <제주일보>의 보도 태도가 서울의 보수신문들의 논조와 흡사한 점이 특이하다. 강정마을에서 굉음과 폭음이 가득하고, 화약 내음이 진동하던 지난 한 주 동안 <제주일보> 사설을 들여다보면 마치 다른 지역에서 발간되는 신문과 같다. 사설 어디에도 저널리즘의 중요한 상관조정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신문은 월요일인 지난 5일 '교육물가는 통제 불능인가', '제주시 땅값 양극화에서 생각해 볼 문제'란 제목의 두 사설을 내보낸 데 이어 6일엔 '제주 직항노선 없어 관광객 못 보낸다니', ''여성친화도시' 실천으로 뒷받침해야'를 내보냈다.

요란했던 7일에도 강정마을의 공음과 절규는 이 신문 사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사설은 '도 구조적 재정적자 경계해야', ''주5일 수업' 부작용 줄일 대책 시급하다'란 뜬금없는 주제를 다뤘다. 이어 8일에도 '학교폭력 없는 청정제주, 꼭 실현돼야', ''아파트값 잡기' 도 대책 실효 기대한다'에 이어 9일엔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소상공인들', '관광산업 부가세 영세율 유지해야' 등이다.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쌍방향 저널리즘 시대에 일방향을 고집하며 지역현안에 지역신문이 애써 눈과 귀와 입을 막는 인내와 의지, 오기가 대단하다. 다른 지역신문도 사설을 통해 평화의 섬과 강정마을을 걱정하며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정작 해당 지역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해 온 신문이 이처럼 지역의 중대 현안을 사설에서 외면하고 찬반 양측의 의견과 주장을 시소게임 하듯 일반기사로 중계하고 있었다. 무엇 때문일까.

날짜를 거슬러 올라가 읽다 보면 그 이유가 읽힌다. 신문은 지난 2월 16일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란 제목의 칼럼에서 "국가 안보상의 절실한 필요에 따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나 크게 진전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희곡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인용한 칼럼에서 필자는 "강정해군기지 건설이 지체되는 모습을 보고 이같이 생각했었다"며 "의원들이 시위꾼들에 편승하여 반대하지 않았으면 오늘 같은 일은 안 생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외부세력의 부채질로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국책사업이 소수의 반대세력 때문에 흔들리는 건 국가적 불행이다"란 표현에서 이 신문이 최근 그토록 갈등이 고조되는 강정마을에 대해 사설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가 묻어난다. 그래서 그런지 신문이 9일 일반기사로 내보낸 '찬·반 맞대결… '갈등의 골' 심화'란 제목과 "해군기지건설 지지단체들이 서귀포시 강정마을 강정체육공원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는 내용이 더욱 크게 보인다. '대한민국 광복과 함께 창간...67년'이란 <제주일보> 제호 위에 나부낀 광고문구가 무색해 보인다.

<한라일보> 사설, 지역문제 적극 개입 상관조정 '대조'

 <한라일보>가 최근 내보낸 사설들.
<한라일보>가 최근 내보낸 사설들.한라일보

오히려 이 신문보다 훨씬 늦은 1990년대 전후로 창간한 지역 일간지들이 상관조정기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한라일보>는 야만과 폭력이 난무하는 지역문제에 대해 적극 개입했다. 사설을 통한 환경감시와 문제점 적시, 갈등조정을 위한 대안 제시가 차별성을 띤다.

신문은 7일 사설 ''파국'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에 이어 8일엔 '제주해군기지 조종 울릴 구럼비 폭파', '정부에 초강수 맞대응 나선 제주도정'이란 제목의 사설들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분명히 제시했다. 이에 10일에는 'MB정부는 제발 국민과 소통하라'란 제목의 사설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8일 사설 '제주해군기지 조종 울릴 구럼비 폭파'에서 경고한 메시지가 강렬하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지금과 같은 강공책으론 해군기지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짓밟히면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게 제주도민이다. 더욱이 정부의 폭압(暴壓)으로 나라 안팎의 시선이 온통 강정으로 쏠리고 있다. 구럼비 폭파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해군기지의 조종(弔鐘)'을 울리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어 10일에 내보낸 사설 'MB정부는 제발 국민과 소통하라'에선 "구럼비 해안 발파에 앞서 우근민 지사와 도의회 의장의 '긴급 호소'마저 철저히 무시한 채 폭파를 감행했다"며 "이들이 조금이라도 소통에 무게를 뒀더라면 지금과 같은 첨예한 대립 양상은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제라도 제발 MB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사설은 끝에서 강조했다.    

<제민일보>도 6일 사설에서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해군기지 공사 일시 중단 요구 타당'이란 제목의 사설은 "정부와 해군은 구럼비 발파를 비롯한 모든 공사 진행을 즉각 중단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오히려 문제 해결을 앞당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곳곳에서 울부짖음과 외마디 비명, 탄식이 쏟아지고 끌려가고 넘어지고 깨진 강정마을을 지역언론들은 이처럼 두 접근법과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서울 #①] 총선 앞두고 보수신문, 색깔론 덧씌우기 프레임 꺼내 '반격' 

 <조선일보> 10일자 1면.
<조선일보> 10일자 1면.조선일보

그렇다면 지역의 중대 현안을 서울언론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자연유산 훼손과 야만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해군기지 건설에 적극 찬성하며 색깔론까지 들고 나선 쪽과 4·3건과 같은 아픈 과거사를 지닌 제주도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는커녕 무차별 연행을 일삼는 등 공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는 군부대와 정부를 겨냥해 일갈하며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쪽으로 갈렸다.  

이러한 현상은 10일 자 1면과 사설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먼저 <조선일보>는 이날 1면 '중, "이어도는 중국의 관할 해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태도가 달라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 간에 진행 중인 해양 경계 획정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강력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해양 지배권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그러나 팩트의 맥락에 비하면 지면편집이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기사의 의중은 바로 아래에 실린 '이상한 좌파'라는 제목의 기사가 더욱 선명하게 뒷받침해 주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발하는 좌파 세력이 항공모함 구축 등으로 군사력 증강에 나선 중국은 못 본 척하고, 이 기지와는 관련 없는 미국을 끌어들여 다시 '반미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색깔론 프레임은 사설에서도 사용됐다.   

<조선>은 9일 사설 '제주 기지 반대, 맹꽁이·'구럼비 바위' 다음엔 또 뭔가'에서 "해군기지 반대 세력이 보존해야 한다며 느닷없이 들고 나온 구럼비 바위는 308㎞에 달하는 제주 해안 곳곳에 흔하디흔한 지형"이라고 소중한 자연유산을 폄훼하더니 10일 '해군을 해적으로 몰고, '정권 잡으면' 하고 윽박지르는 야당'이란 제목의 사설에선 색깔론으로 더욱 덧씌우기를 하느라 바빴다.

 <동아일보> 10일자 1면.
<동아일보> 10일자 1면.동아일보

<동아일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10일 자 1면 머리기사 '제독의 눈물'에서 "'제주 해적기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전형적인 색깔론 프레임을 들고 나섰다. "당초 군은 4·11 총선을 앞두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이 정치 쟁점화 하는 것을 우려했으나, '해적기지' 발언이 알려지면서 적극 대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기사는 또 "오늘 한 후배 지휘관이 출근하면서 아들로부터 '아빠, 내가 해적 자식이야?'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는 얘길 들었다"는 전 해군 참모총장의 발언과 함께 큼지막한 사진 밑에 "나는 해적이 아니다"란 제목을 다뤘다. 안보 위기감을 한껏 부추긴 기사다.

신문은 이날 '야권연대 한다며 대한민국 뿌리 흔들 셈인가'란 사설에서도 "제주 해군기지는 해상 주권과 국가 이익을 지키고 대양해군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좌파적 색채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강정책까지 바꾸었다"고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경계하며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8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 예정대로 건설해야'란 제목의 사설에서 해군기지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10일 사설에선 역시 이념 프레임을 들고 나섰다.

'해군을 해적에 빗댄 청년 후보의 국가관'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신문은 "정당들은 청년의원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기보다 이제라도 후보의 국가관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조·중·동>이 이처럼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해군기지 건설의 당위론과 함께 색깔론 덧씌우기까지 들고 나서며 연일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고 있는 것은 그동안 선거 때면 으레 작동시켜 온 북풍·안보·공안·이념·색깔 프레임과 다를 바 없음을 자인한 꼴이다. 

[서울 #②] "평화의 섬에서 '반평화적' 방법 사용... '오기', '국가폭력'"

 <경향신문>이 8일 내보낸 사설.(인터넷신문 캡쳐)
<경향신문>이 8일 내보낸 사설.(인터넷신문 캡쳐)경향신문

보수신문들의 색깔 덧씌우기 프레임과는 달리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등 진보언론은 시각을 달리했다. 색깔론을 경계하며 환경감시에 치중했다. <경향>은 8일 사설 '구럼비가 운다, 제주도가 운다'에서 강정마을과 구럼비 바위가 지닌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 평가하면서 폭약 공세를 비판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바닷가에 펼쳐진 구럼비 바위는 국내 유일의 바위 습지이자 세계적 희귀지형이다. 강정마을 일대는 정부와 제주도가 지정한 해양보호구역·문화재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며 폭약을 퍼붓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사설은 이어 "우리는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명분 면에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계속 지적해왔다"며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무모한 일을 자초하게 된 것은 언급하기도 민망하지만 '오기'가 작용했을 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를 지키기 위해 기지를 건설한다면서 그 과정에 '반평화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국가폭력'에 불과하다"고 따갑게 비판했다.

<경향>은 9일 사설에서 색깔론을 경계했다. '제주 해군기지 논란 속에 또 도지는 색깔론'이란 사설에서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기 바라는 사람이 해적기지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해군 대변인과 참모총장까지 나서 유감 표명 정도를 넘어 해군 전체와 심지어 천안함 전사 장병까지 거론한 것은 아무리 보아도 논리비약이며 확대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갓 대학을 졸업한 스물여덟 살 정치 신인이 해적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썼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충무공의 후예까지 들먹이며 고소한 것은 과잉반응"이라며 "김씨가 울고 싶은 기지 찬성론자들의 뺨을 때려준 격"이라고 표현했다.

<한겨레>는 7일 '구럼비 바위 폭파는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충돌의 모든 책임은 이 정부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설은 "충분히 인내심을 갖고 토론하고 합의할 일이다"며 "구럼비 바위에서 철수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국내 유일의 희귀한 자연유산 구럼비 바위는 용천수가 솟아나 국내에서 유일한 바위 습지지대로서 생태학적 보존가치가 무척 높은 곳이다. 2004년 구럼비와 일대 해안은 절대 보존 지구로 지정됐다. 또 구럼비 해안 인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며 세계지질공원이며 생물권보존지역이다. 그런 유산이 사회 각계각층의 간절한 호소에도 대량의 폭약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야만이 판치는 지금 제주는 감히 평화의 섬이라고 말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그런데도 보수언론들은 희귀한 자연 유산을 '흔하디흔한 바위'라는 표현 외에 이념과 안보 타령을 하며 색깔론을 내세워 해군기지 건설만을 주문하고 있다. 언론의 제 역할이 환경감시와 상관조정에 있음을 망각했거나 포기했거나, 둘 중의 하나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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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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