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구 의원
이화영
- 고향의 국회의원으로 지난 2년 3개월을 보냈는데 보람이 있다면.
"참 행복했다. 나름대로 국회와 지역을 오가며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았다. 음성과 괴산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국도 37번 확포장이 2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확정돼 첫 삽 뜰 날만 기다리고 있다. 또 음성군의 국지도 49호선 금고-비산, 진천군 의 국도 21호선 도계-진천 예산도 확보했다. 오랫동안 음성군 원남면 주민을 괴롭혔던 공수부대 전술강하훈련장 조성을 백지화시킨 것도 잊을 수 없다.
진천 발전의 원동력인 국가대표훈련장 사업예산과 각종 산업단지 국비지원을 확보했다. 증평군의 현안인 도안면 명암교 완공과 산업단지 기반조성, 어린이 전용도서관 건립 등에 많은 국비를 지원했다. 중부4군 군민들이 믿고 이끌어 준 결과다."
"지역에도 정권심판론 강해... 한미FTA 막겠다"- 지난 선거 때 인도적 대북 쌀 지원 연간 40만 톤 재개와 공공비축미 58만 톤으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켜지고 있나."쌀 지원은 우리가 북한에 쌀을 무상으로 주는 게 아니라 쌀을 현물로 북한에 빌려주는 것이다.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경제적 시각으로 보면, 재고관리비용 절감액 1252억 원, 쌀소득보전직불기금 지급 감소액 3355억7300만 원, 주정용 처분 대비 손실 축소액 1408억 원 등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는 주장을 계속 펼쳤다.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되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국회 상임위, 국정감사와 각종 간담회 등을 통해 대북 쌀 지원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하는 등 다양한 경로와 방법을 동원해 노력했다. 하지만 남북 대결 국면을 풀려는 어떤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이명박 정권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였다. 19대 국회에서 계속 추진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 요즘 하루 일과가 어떤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활동한다. 매일 새벽에 여행가는 분들 배웅하고, 낮에는 행사에 참석하거나 경로당을 찾아 어른신들에게 안부를 여쭙고 저녁에는 모임에 가서 인사드린다. 또 장날이면 장에 나가 상인들이나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국회 일정 때문에 지역에만 올인 하지 못하는 빈틈은 아내가 채운다. 지역구가 서울 면적의 3배가 넘어 하루가 짧기만 하다.
- 많은 유권자들을 만날 텐데, 현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유권자의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어떤 어르신은 '이명박 정권 들어 없는 사람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씀하셨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는 '이제는 반찬거리 사려고 해도 지갑열기가 겁난다'며 움츠렸다. 농민들은 '모든 물가가 다 오르는데 쌀값은 어떻게 20년 전 그대로냐'며 한숨을 쏟아낸다. 젊은 사람은 취업걱정에 표정이 어둡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니 어떻게 정부를 믿겠나. 더구나 외형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하고 수출도 는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위 10% 정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런 문제 때문이다. 지역민도 이제는 정부를 불신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여론이 넓게 퍼져 있다는 걸 주민 만날 때마다 절감한다."
- 지난해 11월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한미 FTA를 상정하자 몸으로 막아서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보도가 됐다.
"청와대의 꼭두각시가 된 당시 한나라당은 국민이 어떻게 되던 무조건 강행처리를 할 기세였다. 야당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문제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였다. 몸으로 막아선 이유 역시, 대다수 국민과 야당의 반대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이명박 정권에 국민을 대신해 저항한 것이다. 니금 내 명함에는 '대책없는 무차별 FTA 추진 막아내겠습니다'와 '99% 서민과 농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의정활동의 기조다."
- 충북 중부4군이 농촌 지역이다 보니 한미FTA에 관심이 많다. 농민에게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한미FTA는 처음부터 제조업 분야, 즉 자동차·전자·섬유 등이 유리하고 농축산업과 제약·정밀기계·의료기기·항공부품 등의 타격이 예상됐다. 우리나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 측의 추계만으로 연간 8445억 원 수준이다. 15년 동안 12조6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한EU, 한미FTA 동시발효로 연간 약 1조 원에 이르는 농어업분야 생산 감소와 피해가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와중에 한중FTA까지 급하게 추진한다는 점이다. '한중FTA 산관학 공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중FTA 체결로 국내 농업생산은 14.7% 감소하게 된다. 한미FTA로 감소 예상되는 국내 농업생산 비중이 2% 정도로 추계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중FTA는 국내 농업에 더 치명적이다."
- 민주통합당 내에서 조차 한미FTA 폐기가 아니라 재협상하자는 목소리가 있어 농민들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통합당 내에 폐기냐, 재협상이냐라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원총회 등 당의 공식적인 회의에서 결정된 당론은 선 '재협상 후 폐기'다. 이것이 팩트다.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야당의원 96명의 연서명으로 보낸 편지에도 ISD 등 독소조항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했다. 만약 이런 요구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우리가 정권을 잡은 후 폐기 후 재협상 절차를 밟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민주통합당은 야권과 함께 19대 국회에서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 의견을 이명박 정부와 미국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