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강서을에서 맞붙게 된 새누리당 김도읍 예비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성근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내걸린 대형 걸개.
정민규
"전라도 사람이 주축인 새천년민주당에서 영남사람이 대권주자가 된다는 소리가 웃긴 소리 아닙니까?"
16대 총선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2000년 4월 2일, 부산 북강서을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상초등학교. 허태열 한나라당 후보는 당시 상대편 후보를 그렇게 공격했다. '지역 통합'을 외치며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를 떠나 부산으로 향했던 어느 정치인의 짝사랑은 단순히 '웃긴 소리'로 치부됐다.
선거에서 패한 그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있나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후 그에겐 '바보'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 바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3년 뒤, 많은 이들이 비웃었던 일은 현실이 됐고 그는 대통령까지 된다. 모두 눈치 챘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다. 그는 선거에서 4번의 패배를 맛보았는데, 마지막으로 패배한 곳이 부산 북강서을이다.
북강서을은 4·11 총선에서 여러모로 주목받는 지역구다. 야권이 탈환하겠다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 핵심지역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또 선거철마다 지역에서 쟁점이 되는 동남권 신공항의 부산지역 유치 희망지인 가덕도도 북강서을에 속한다.
이번 총선에선 이 북강서을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와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우는 김도읍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못다 이룬 노무현의 꿈, 북강서을에서 부활할까그동안 문성근 후보는 여러 차례 노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언급하며 그가 이루고자했던 지역주의 극복을 북강서을에서 이루겠노라고 밝혀왔다. 노 전 대통령이 못한 것을 어떻게 문성근은 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문 후보 선거사무소 최상영 상황실장은 "객관적 조건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형만한 아우 없다고 하지만 형만한 아우를 보여주겠다"며 "전철을 밟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도읍 후보는 "정치적으로 지역주의 타파는 쟁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야를 떠나서 이전 국회의원들 모두 낙하산이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북강서을을 위한 공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