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김성식(관악갑), 정태근(성북갑)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남소연
옛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의 새누리당으로 전환하는 국면에서 박 위원장의 쇄신 약속 미흡을 이유로 탈당했던 김성식·정태근 의원은 19대 총선에 당선되더라도 복당하지 않고 무소속 모임을 결성해 여야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두 사람은 작년 연말, 한나라당의 전면적 쇄신을 촉구하며 탈당했고, 이번 19대 총선에 어느 정당에도 소속하지 않고 출마한다"며 "치열함이 부족했던 지난 4년을 반성하면서, 이 시대의 통증을 치유하는 새로운 비전과 정치를 구현하는 작은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
김·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정당 간 편협한 정쟁이 재연되면 누군가는 그 가운데에 드러누워야 하며, 누군가는 '정당을 가로지르는 협력의 정치'의 모범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며 "19대 국회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비전을 같이하는 여야 무소속 의원들과 더불어 10명 이상의 가칭 '상생의원입법모임'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의원들을 규합해 새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안마다 뜻이 맞는 무소속 의원들과 연대해 여야 대립 속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
이 두 의원은 고작 2명의 무소속 의원이 총선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지역 공약보단 정당 급의 정책공약을 내놨다. 큰 줄기는 경제민주화, 양화 완화, 남북 평화, 정치개혁으로 요약되고, 이를 위해 ▲순환출자 금지 등의 재벌개혁 ▲대·중소기업 상생경제 ▲수출과 내수의 조화 및 창업 활성화 ▲사내 하도급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률제정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강화 ▲대기업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남측접경에 신경협모델 공단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뒤 복당' 시각 불식...야권 후보들은 "무소속은 꼼수" 이날 기자회견은 당선될 경우 19대 국회에서의 활동 계획과 공약을 밝히는 자리였지만, 세간에 '당선되면 새누리당으로 복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난 19일 김·정 의원 지역구에 대한 무공천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정태근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면서 "무소속 출마에 대해 새누리당도 여러 생각 끝에 무공천 지역으로 만들었다"고 말해 사실상 '당선 뒤 복당'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 의원은 '당선해도 새누리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같은 지역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은 김·정 의원의 출마를 '꼼수 무소속 출마'로 규정하며 이 부분에 대한 공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