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4·11총선 선거방침을 재논의 하려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이로써 비례대표 투표에서 통합진보당에 집중 투표하기로 한 방침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회의를 성사하지 못한 집행부를 향한 책임론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민회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는 제적인원 823명 가운데 267명만 참석해 개회성원 기준인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오후 2시 시작이던 대회는 시간이 30여 분 지나도 250여 명만 자리를 채웠고 시간을 20여 분 늦췄지만 대회 개최에는 부족했다. 이번 대회는 311명의 대의원이 소집을 요구해 개최됐으나 실제 참석 대의원은 서명 인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지난 1월 30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4·11 선거방침 심의-의결'이라는 단일 안건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민주노총의 정당 집중투표 방침은 지난 2월 25일부터 26일 실시된 ARS 조합원 설문을 통해 79%가 통합진보당을 선택하면서 중앙집행위원회 차원에서 결정됐다.
이에 일부 대의원들은 "통합진보당은 노동자 중심의 정당이 아니므로 민주노총의 조직적 지지대상이 아니"라며 임시대의원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노총의 정책요구 실현에 동의하고 노동자 계급 정치세력화 원칙에 입각해 활동하는 모든 정당 및 정치세력과의 연대와 협력, 지지와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선거방침을 세울 것을 주장했다. 정당명부 투표 역시 이와 같은 기조로 특정정당 지원 방침을 반대했다.
또 "민주노총은 2012년 총선에서 노동자 계급 정치세력화 실현을 위한 조합원의 정치참여와 활동을 보장하며, 무원칙한 '반MB 야권연대'가 아닌 노동자 정치세력화 지향과 민주노총의 정책요구를 기준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모든 후보에 대해 지지-연대한다"는 후보 지원 원칙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선거방침은 하나의 전술, 특정정당 배타적 지지 아니다"
대회 무산을 선언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 소집 요구를 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감안해 (선거방침을) 집행하겠다"며 "안건과 관련한 생각은 대회 자료집을 통해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료집 대회사에서 "정치방침으로 인한 대중조직의 분열을 막는 것이 현재 민주노총의 유일한 정치방침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제2의 노동자 정치운동은 지난시기 정치방침의 근본적인 평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방침은 당면 노조법전면재개정 등 '1-10-100'(한번에 10개 법안을 100일 안에) 운동을 관철하기 위해서 총파업투쟁과 함께 채택된 하나의 전술방침이며 향후 특정정당의 배타적 지지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집중투표가 사실상의 배타적 지지 선언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
그는 "이명박 정권은 집권 첫날부터 민주노총 죽이기에 골몰해왔지만 침몰하는 것은 이명박-새누리당 세력이며 민주노총은 죽지 않는다"라며 "마지막 반격을 위해,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개정, 근로기준법 개정 등 10개 개혁입법안 통과를 걸고 오는 8월 총파업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날 대회가 무산된 이후 개최를 요구했던 100여 명의 대의원들은 회의 장소에 남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의원대회를 성사하지 못한 것에 김영훈 위원장과 집행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대회는 무산됐지만 여기 대의원들의 생각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를 진행했다. 일부 대의원들은 "통합진보당에 집중투표를 하는 방침은 '진보정당 통합에 앞장 선다'는 현재 유일한 정치방침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2.03.22 18:15 | ⓒ 2012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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