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9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대항 주간 선포 및 핵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시아 반핵 활동가들.
권승문
'서울핵안보정상회의'가 26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전 세계 50여 개국의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여 '핵안보'를 주의제로,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 탈취나 불법 이전, 핵시설 파괴 등 '핵테러'를 벌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돼 2014년까지 위험한 핵물질을 관리하는 국제체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핵군축'과 '핵발전 중단'이 전제되지 않는 핵안보는 핵테러를 막는 것이 아닌 기존 핵보유 국가들의 핵패권 강화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더구나 진정한 핵안보는 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핵무기와 핵발전소를 없애는 것이다.
'핵 없는 아시아'를 넘어 '핵 없는 세계'를 바라는 아시아인들이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모였다.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온 30여 명의 아시아인들은 19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핵 없는 세계'를 염원했다.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 가보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말하는 '핵안보'가 왜 거짓된 '수사'일 수밖에 없는지, 핵 없는 평화로운 세계란 진정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반핵 평화 운동가가 테러리스트?반핵아시아포럼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사토 다이스케 반핵아시아포럼 사무국장이 18일 인천공항에서 관리당국의 제지로 입국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안당국은 직접적인 사유를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의 테러 및 불법 폭력시위 용의자 입국을 차단하기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토 사무국장을 테러 및 불법폭력 시위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안보를 논의하는 정상회의를 위한 '안보'를 이유로, 핵발전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호소하는 반핵 평화 운동가를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것이다. 다른 참석자들도 입국과정에서 모든 짐을 꺼내 검사하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다. 사토 사무국장은 결국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석하지 못하고 19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반핵아시아포럼 참석자들은 19일 오전 9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대항 주간 선포 및 핵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탈핵운동가인 쿠루미자와 신 박사는 "후쿠시마에서는 1년 전 원전사고로 인해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러한 위험을 막기 위한 시민단체를 저지하려는 핵안보정상회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아시아 반핵평화운동가들은 서울에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핵없는 세상을 위한 원년 미사 및 반핵평화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으로 향했다. 지난해 12월 삼척시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예정 부지로 선정되었고 이에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이하 백지화투쟁위)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삼척대책위, 찬핵 정치인 주민소환 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