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의혹 제기하더니... 새누리당 복당

[총선 현장 - 울산] 무소속 시·구의원 정갑윤 후보 지지 선언

등록 2012.03.28 21:27수정 2012.03.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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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을 비난해오던 박영철 울산시의원(왼쪽 세번째)과 서경환 중구의원(왼쪽 다섯번째)이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정갑윤 의원의 손을 맞잡고 지지를 약속하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을 비난해오던 박영철 울산시의원(왼쪽 세번째)과 서경환 중구의원(왼쪽 다섯번째)이 2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정갑윤 의원의 손을 맞잡고 지지를 약속하고 있다 박석철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지역구 현역 의원의 공천헌금 강요 의혹 등을 제기했던 무소속 울산시의원과 구의원이 돌연 새누리당 복당과 소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6년 전 새누리당 정갑윤(울산 중구) 의원의 공천권 행사 등에 반발해 탈당한 후 몇몇 지역 의원들과 '비전울산포럼'을 결성해 정갑윤 의원 공격에 앞장섰던 박영철 울산시의원과 2년전부터 같은 행보를 해온 서경환 울산 중구의원이 28일 새누리당 복당과 더불어 정갑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울산 중구에 출마한 정갑윤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측근이다.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 위해 복당"

이런 지방의원들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에 대해 '울산시의회 의장, 중구의회 의장 내정설' 을 비롯해 갖가지 설이 나오면서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총선을 2주 앞두고 새누리당 쪽으로 선회한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박영철 울산시의원과 서경환 중구의원은 28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총선이 임박하면서 울산의 정치일번지(중구)에 위기감이 팽배하면서 무소속의 정치적 한계를 실감하게 됐다"며 "정갑윤 후보의 당선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복당과 지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새누리당 복당 배경은 자신의 정치적 영달과 안위보다는 낙후된 중구발전과 정갑윤 의원이 4선이 돼 지역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조하기 위해서"라며 "정갑윤 의원을 정치적 큰 인물로 배출시키도록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의문이 쏟아졌다. 기자들은 "이번 지지선언과 관련해 박영철 시의원은 후반기 시의회 의장으로, 서경환 구의원은 중구의회 의장으로 내정됐다는 말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들은 "정갑윤 의원 지지와 새누리당 복당 이유는 단 한 가지, 정 의원으로부터 당락과 관계없이 분열된 중구 정치권을 재결집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비전울산포럼 회장단 회의에서 후보지지는 자율로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갑윤 의원 의혹 제기하다가 갑자기 지지선언


비전울산포럼(공동회장 조용수·박래환)은 울산 중구 전직 구청장과 전현직 시의원, 구의원들로 구성됐으며 모두 정갑윤 의원과 마찰을 겪었다. 이곳에서 박영철·서경환 의원은 각각 부회장을 맞고 있다.

박영철 시의원과 서경환 구의원은 비전울산포럼 회원들과 함께 지난 2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4.11총선 후보의 자격을 제시하며 "나쁜 후보에 대해 낙천·낙선운동을 하겠다"며 정갑윤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나쁜 후보 기준으로 "돈을 기준으로 공천권을 행사하는 후보, 자신의 공천권을 무기로 행정과 시·구의원의 정책 결정에 제동을 거는 후보" 등을 제시했었다.

특히 비전울산포럼은 열흘 뒤인 2월 16일 서울 새누리당 중앙당사로 가서 "정갑윤 의원은 도덕적으로 부적격해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줘서는 안 된다"며 현수막 시위를 펼치고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새누리당 중앙당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공천헌금 의혹, 후원금 착복 등을 제기하며 "정갑윤 의원이 상당 금액의 고래고기를 같은 당 지역구 시의원·구의원들과 지인들에게 사서 보내달라고 요청한 뒤 영수증은 선관위에 따로 신고해 후원금을 착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에서 "만약 새누리당이 그래도 정 의원을 공천할 경우 양심선언을 통해 핵폭탄을 터뜨리겠다"고 경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공천됐다.

기자들의 질문에 박영철 시의원은 "2월 16일 새누리당 중앙당 상경 당시 나는 의정기간이라 중앙당사로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전울산포럼 김재열 부회장(전 시의회 부의장)은 "비판해오던 후보를 한순간에 지지하는 이런 사람들이 주민들을 위해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울산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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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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