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숲 사이 소박한 찻집에서 동백꽃으로 차를 만들고 있다, 동백차는 어떤 향과 맛이 날까?
김종성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자전거를 잠시 맡기고 언덕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동백꽃들이 빨갛게 고개를 내밀어 여행자와 눈을 맞춘다. 노랑 꽃술에 빨간 꽃잎이 어찌 그리 강렬한지 추운 겨울에 굳굳하게 피어날만하다. 동백꽃의 꿀을 얻어먹고 꽃 수정을 시켜준다는 동박새 등 많은 새들의 다양한 지저귐 소리가 화사한 꽃들과 함께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저 앞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남해바다의 호쾌한 파도소리가 손짓을 하는 작은 섬이지만 볼거리 느낄 거리가 많은 곳이다.
동백꽃의 아름다움은 나무에 붙어 있을 때 보다 땅에 떨어져 있는 모습이 더하다.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일반적인 꽃들과 달리 꽃송이채로 툭툭 소리를 내며 낙하하는 이채로운 동백꽃. 여러 가지 아름다움 가운데 처연한 아름다움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꽃이다. 겨울에 피어나고 봄에 지는 꽃이라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우주와 자연은 무슨 조화로 동백나무에게 이런 숙명을 지어줬는지. '4월은 잔인한 달'이란 유명한 시구는 동백꽃에게도 잘 어울리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