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러진 '진주라' 진주시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무소속 서은애 전 진주여성민우회 대표.
윤성효
개표는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처음에는 이성환 후보가 앞서나갔다. 신안동 쪽 투표함을 먼저 열었던 것이다. 서 후보는 남편이 신안동 쪽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표가 적게 나왔다.
같은 장소에서 국회의원 선거 개표와 경남도의원 보궐선거 개표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진주갑'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박대출 후보, '진주2' 경남도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정인태 후보가 앞서 나갔다.
국회의원·경남도의원 선거 개표는 일찌감치 당락이 결판 나면서 재미가 덜했다. 진주시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 서은애·이성환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했다. 선거 개표 종사자들도 관심이 집중됐다.
평거동 투표함이 열리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서은애 당선자가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역전한 것이다. 개표장에서는 '와~' 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평거동 쪽에는 진주여성민우회 회원들이 많이 산다. 서 당선자는 "회원들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새누리당 거의 싹쓸이 속 당선돼 더 관심 이번 선거에서 경남은 새누리당이 거의 싹쓸이했다. 16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14곳에서 당선했다. 민주통합당은 민홍철 당선자(김해갑)만 냈다. 거제에서는 무소속 김한표 당선자가 나왔지만, 김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 당선되면 새누리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힌 '친여권 성향'이다.
3곳에서 치러진 경남도의원 보궐선거도 새누리당 싹쓸이다. '창원6' 한영애, '진주2' 정인태, '김해1' 최학범 당선자는 모두 여당 소속이다. 기초의원 보궐선거가 네 곳에서 치러졌는데, 새누리당이 후보공천을 하지 않았던 '창원러'와 '고성다'에서는 무소속 이치우·황보길, '남해라'에서는 새누리당 최정자 후보가 당선했다.
새누리당 일색인 경남지역 당선자 가운데, 서은애 당선자는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기에 더 관심을 끈다. 서은애 당선자는 진주 토박이이고, 지역에서 여성․시민운동을 줄곧 해왔다.
서은애 당선자는 진주여성민우회 대표를 지내고, 경남여성단체연합 부대표, 진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 진주여성민우회축구단 '나르샤' 단장 등을 지냈다.
진주여성민우회는 2002년 지방선거 때 윤경순 전 대표를 기초의원 후보로 내세웠다가 실패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 셈인데 당선한 것이다. 이 단체는 '생활정치'를 강조해 왔다. 이번에 '진주라' 기초의원 자리를 꿰차기 위해 회원들이 똘똘 뭉쳤던 것.
회원들이 함께 모여 정책도 개발하고, 선거운동도 벌였다. 회원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나선 것이다.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그야말로 '즐기면서 하는 선거운동'을 펼쳤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동의를 얻었다. '시민후보'로 내세우기로 한 것이다. 야당도 후보를 내지 않고, 서 당선자를 뒤에서 도왔다.
다음은 서은애 당선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