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성 씨가 영양재 옆으로 낸 물길의 대통을 손보고 있다.
이돈삼
그이 부부가 한눈에 반한 고택은 다름 아닌 영양재(潁陽齋). 120년 전 천석꾼이었던 선비 윤상용이 지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정인데, 1960년대 후반부터 방치됐던 곳이다.
이들은 곧바로 누정의 주인을 찾아가 임대를 간청했다. 오랜 잠을 깨워 훈훈한 입김을 불어넣겠다고.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사랑방이자 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고.
주인으로부터 흔쾌히 허락을 얻어낸 그이 부부는 아파트를 판 돈으로 누정 단장에 나섰다. 여기저기 묵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끔히 청소를 했다. 주변에 잔디도 심었다. 옛 사람들의 증언에 따라 누정 앞으로 대통을 이어 물길도 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전통차실 '영양재'로 문을 열었다. 마을사람들이 좋아했다. 마을을 찾은 외지인들도 고풍스런 공간이 생겼다고 반기며 차 한 잔씩 마시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