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KT공대위 등 시민단체가 25일 오전 종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KT 제주 7대 경관 선정투표 국제전화 사기사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입증 자료. 실제 국제전화가 아닌 '국제투표서비스'임에도 착신지가 '영국'으로 표기돼 있다.
김시연
참여연대 "대기업이 국민 속여 부당이득 취한 것"
당시 KT는 값이 싼 국내투표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익숙한 001 단축번호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값비싼 국제전화요금을 부과했다. 세계7대 자연경관 전화 투표는 국내 전화투표요금(3분에 50원)보다 3배 이상 비싼 180원을 받았고 문자 투표 요금 역시 '국제SMS서비스'보다 50원 비싼 150원을 부과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이광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종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 7대 경관 선정이란 국민 바람을 이용해 대기업이 국제전화인 것처럼 국민을 속여 막대한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약탈적 자본을 규제할 방통위 역시 이를 공공연히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23일 감사원을 상대로 방통위 감사를 청구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국제투표서비스는 KT 국제전화서비스 약관에도 없는 '무허가영업'"이라면서 "약관 위반으로 영업정지까지 가능한 중대한 위법 행위인데도 방통위가 묵인 내지 방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따졌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위법 사실 관련 시민단체에서 전달받은 자료가 없다"면서 "(KT 7대 경관 투표 문제는) 현재 검토 단계"라고만 밝혔다.
"방통위도 수수방관"... 시민단체 감사 청구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국제전화투표가 계속 논란이 되는 건 이 행사를 주관한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전화투표 요금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영리단체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운찬 전 총리가 위원장을 맡은 제주세계7대경관선정범국민추진위원회는 2010년 말부터 전국민 캠페인을 전개했고 제주특별자치도 관공서에서만 2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전화 투표에 쏟아 부어 뉴세븐원더스재단의 배를 불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KT는 올해 초 제주도 요금 가운데 이익금 41억6000만 원을 제주도에 돌려줬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19일 올레 2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수취인이 외국에 있는데 국내 전화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나"라면서 제주 7대 경관 투표가 '국제 전화'임을 강조했다. 이에 이해관 위원장은 "서버가 일본에 있는데 영국으로 요금을 청구한 건 뭐냐"면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여기까지 왔는데 KT에 필요한 건 진실을 고백할 용기"라고 꼬집었다.
제주지역을 비롯해 이날 기자회견 참가 시민단체들은 "KT의 즉각적인 사과와 이석채 회장 퇴진을 요구한다"면서 "KT가 계속 버티기로 나선다면 제주도를 중심으로 모든 피해 시민들을 모아 KT를 상대로 부당이익금 환수를 요구하는 등 전면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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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영국에 국제전화? "KT에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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