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춤의 날, 총예술감독 정귀인
정귀인 현대무용단
- 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개 춤을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춤은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몸짓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표현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태아의 움직임을 춤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서 부터 움직여지는 몸짓을 춤이라 볼 때, 춤은 숨쉬기에 다름이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본능에 가장 가까운 몸에서 흘러나온 언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보기 좋게 만들어가는 것을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 춤의 날 행사도 이와 같이 가장 인간의 본질적인 몸짓, 근본적인 몸짓, 잠재된 욕구 등을 한 자리에 발산해 보자는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의 소통하는 자리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취지겠습니다. 세계무용연맹의 근본 취지도 가장 본질적인 춤의 실천에 있습니다."
- 세계 춤의 날 행사 총예술감독을 맡으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웃음)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면 좋겠다는 바람뿐입니다. 세계 춤의 날의 본격적인 행사는 올해로 3번째가 됐습니다. 이전에는 세계 춤의 날을 기념하자는 뜻의 행사가 있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문 무용수, 순수 무용수, 대중 무용 등 모두 참가해서 행사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을 이번 행사를 통해 보완하고 싶었습니다. 보다 유네스코 취지에 맞는 춤 행사를 기획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종과 나이, 세대 등을 초월해 춤을 통해 제대로 소통해 보자는 취지에 열린 공연이 될 것이라 봅니다.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가 주관하는 본 공연은 누구에게나 "춤 출 권리가 있다"와 "세상에 모든 춤이 모인다"라는 콘셉트로 진행됩니다. 장르, 성별, 나이를 떠나 몸짓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무대에서 일방적인 보여줌으로 진행되는 공연이 아니라, 춤추는 사람과 보는 이의 경계를 거리에서 터 보고자 합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댄서들과 무용단, 200여 명이 참여해 진행되며,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는 시간도 마련됩니다. DJ무대를 비롯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춤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춤들이 한 곳에서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될 것입니다.
거리에서 한국전통무용, 발레, 스트리트 댄서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이들은 삶에 기초한 일상적 몸짓으로 일상의 단조로움과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원초적인 삶의 방편으로서의 춤의 기능을 제시하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순수무용을 전공한 무용수들이 거리로 나왔다는 점, 그리고 대중무용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면 특별하겠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공연은 흔치 않을뿐더러 관객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는 점에서 참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떻게 하면 춤을 보다 생활 속에서 가까이 할 수 있을까요?"사실 한국사회에서 춤 문화를 보면 전문적인 하는 관객을 위해 보여주는 춤이 춤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주류이지요. 그러나 사실 생활 춤이 많이 보급돼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2의 춤의 르네상스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노래를 좋아하면 절로 춤을 출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춤을 어디서 배워야 하고 고심할 것도 없이 텔레비젼에서도 춤이 흘러나옵니다. 눈을 크게 뜨면 가까운 문화센터에서 춤 교실이 많습니다.
대중의 춤 보급이 정말 많이 확산돼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춤이 많이 나와 있을까 싶습니다. 옛날에 우리 선조들이 덩실덩실 삼삼오오 장구를 치는 것도 춤입니다. 예술적인 주제를 가지고 심오하게 추는 춤만 춤이 아니란 말이지요. 이번 행사를 통해 춤의 본질적인 것을 찾고자 공연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