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도요새책방'에는 도요새가 있을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증한 5만여 권의 서적과 자료로 꾸민 자료관

등록 2012.05.01 18:10수정 2012.05.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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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새책방 입구에 있는 간판
도요새책방 입구에 있는 간판서정일
도요새책방 입구에 있는 간판 ⓒ 서정일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 평생학습관에 가면 1층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요새책방' 자료관이 있다.

 

지난 4월 21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도요새책방은 도서관이자 시민사회자료관으로 인문사회 분야 중심의 도서와 기록물을 수집해 전시해 놓았다. 아울러 강연 등 교육프로그램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도요새책방에는 그동안 박 시장이 수집해 온 희귀서적뿐만 아니라 직접 작성한 메모수첩, 노트, 보고서, 등의 개인 기록물이 자리하고 있다. 또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등 시민사회단체가 제작한 연구보고서까지 다양한 자료들도 함께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교양 도서 700여권, 인문사회과학 도서와 간행물 2만여 권, 인권변호사 시절의 공판기록물 및 문집 70여 건, 메모수첩, 노트, 집필 연구보고서 150여건, 영상매체 및 사진필름류 200여건, 시민단체 활동 관련 연구보고서류 500여건 등이 있으며 일반교양 도서 2천여 권과 리플릿, 자료집, 보고서 등도 1천여 건이나 비치돼 있다.

 

 도요새책방 자료관 소강연 무대
도요새책방 자료관 소강연 무대서정일
도요새책방 자료관 소강연 무대 ⓒ 서정일

 

또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 인물, 지정일 등을 바탕으로 하는 상설, 특별, 체험전이 열리며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주제 강연,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 리더들로부터 듣는 단체 활동 및 이슈에 대한 교육이 열린다. 아울러 시민사회의 중요한 요소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문사회 분야의 자료를 함께 읽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돼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자료와 프로그램이 있기에 도서관이라는 명칭보다는 자료관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민사회자료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단다. 자료관이든 도서관이든 새로운 생명이 숨어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자료관은 어떻게 꾸며져있나?

 

자료관은 구 연무중학교를 개조해 만든 평생학습관 1층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두 개의 격실로 나뉘어 있는데 한쪽은 도서를 전시해 놓았고 또 한쪽은 개인자료나 시민사회활동중의 서류 등을 진열해 놓았다.

 

도서를 진열해 놓은 방에는 시민운동에 관한 것, 인권에 대한 것, 지역 사회운동에 대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성과 노동운동, 남북교류, 새마을운동, 지역 향토사 등도 눈길을 끈다.

 

입구에서 좌측에 있는 자료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착한사회가 만들어가는 꿈'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문에는 도서관 방문자들이 남겨놓은 깨알글들이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폭력 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아줌마도 즐겁게 일하는 세상' '조금 모자란 듯한 우리아이들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 다닐게 해 주세요' 등 모두가 염원을 담은 내용들이다.

 

자료관 한쪽에는 자료를 비치해 놓고 한쪽에는 소모임을 할 수 있게 작은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는 점이 특색 있다. 예닐곱 개의 의자와 약간의 턱을 둔 무대, 이곳에서는 앞으로 인권 등의 소규모 강연이 열릴 예정이며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라고 수원시평생학습관 자료관 고민수 연구원은 말한다.

 

'도요새책방'에서 도요새 한 마리 키우시죠?

 

 도요새책방 도서관 풍경
도요새책방 도서관 풍경서정일
도요새책방 도서관 풍경 ⓒ 서정일

도요새책방의 원 이름은 '넓적부리도요새책방'이다. 이 새는 멸종위기 1급으로 전 세계에 300여쌍 밖에 남아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새만금 등에서 간혹 발견된 몸길이 약 17cm, 주걱모양의 검은 부리를 가지고 있다.

 

박 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짝꿍(결연)'을 맺은 인연으로 멸종위기 새인 넓적부리도요새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그럼 도요새책방에는 도요새가 있을까? 있다면 몇 마리나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것은 간판에 그려진 도요새 두 마리가 전부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살펴보면 도서관이나 전시실에서 수많은 도요새를 발견할 수 있다. 서적 하나하나, 기록물 하나하나가 모두 사라져져가는 희귀한 것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로 넓적부리 도요새를 닮았다.

 

도요새책방의 첫 인상은 좀 무겁다. 인권을 다루고 노동운동을 다루며 수사기록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그곳은 어둠을 뚫고 나와 밝음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시관 중앙 책꽂이에 가지런히 서 있는 책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 '마을생태가 답이다'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지난 2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증한 5만여 권의 장서와 자료로 꾸며진 도요새 책방은 우리에게 무엇이 가치며 무엇이 희망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수원시민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관 벽면에 있는 책, 마을 생태가 답이다
자료관 벽면에 있는 책, 마을 생태가 답이다서정일
자료관 벽면에 있는 책, 마을 생태가 답이다 ⓒ 서정일

 

도요새책방 이용안내

누구나 열람과 복사가 가능하고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요일을 포함한 모든 공휴일은 휴관한다.

문의: 070-4477-6518

 

찾아오시는 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 381번길 2 (구 연무중학교)

수원시평생학습관 1층 시민사회자료관 도요새책방

덧붙이는 글 수원시인터넷신문 e수원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수원 #도요새책방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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